(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금융연구원 시절 론스타를 적극 비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론스타분쟁 TF’ 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는것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양천갑지역위원장)에 따르면 ‘론스타분쟁 TF’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정찬우 부위원장이 과거 재판에서 론스타 측 증인으로 참석해 론스타를 적극 비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론스타분쟁 TF’는 현재 우리 정부와 론스타 간 국가 투자자 분쟁중재 이른바 ISD의 총괄 지휘부다. 론스타에 맞서 싸워야 하는 장수가 과거에는 론스타 측 용병이라고 우려했다.
김기준 의원은 “2011년, 론스타와 올림푸스캐피탈 사이에 벌어진 국제 중재재판에서 당시 금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었던 정찬우 부위원장이 론스타 측 증인으로 참석해 론스타를 적극 변호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에 외환카드를 합병하면서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외환카드의 2대 주주였던 올림푸스캐피탈은 론스타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를 봤다며 국제 중재재판을 제기해 승소하고 론스타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아냈다.
론스타는 자기들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고 끝까지 우겼지만 국내 ․ 외에서 모두 불법행위로 인정되었다. 이와 관련된 재판에서 정찬우 부위원장은 론스타의 범법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증인으로 나섰던 것이다.
김 의원은 “비록 금융위 부위원장직을 맡기 전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때 재판의 증인으로 참석해서 론스타의 역성을 들었던 사람이 지금 론스타와 벌이는 5조 원짜리 ISD에서 우리 정부를 대표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대법원에서도 불법이라고 판결했고 해외에서도 불법이라고 인정된 사실을 론스타와 손잡고 극구 아니라고 부인하던 사람을 왜 굳이 ISD 책임자로 앉혀놨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고 덧붙였다.
김기준 의원은 “ISD는 국민 세금 5조 원을 다루는 문제인 만큼 우리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상대측인 론스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야 한다. 이건 상식이다. 론스타와 싸우고 있는데 론스타와 관련된 사람들이 우리 정부를 대표하고 있다면 이건 난센스다.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러운 일이다. 외국 사람들은 그렇게도 사람이 없냐며 우리나라를 비웃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김기준 의원이 제보 받은 문서에 따르면 정찬우 부위원장은 당시 소송에 전문가 증인으로 참석해서 두 차례에 걸쳐 론스타를 위해 보고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 의원은 “론스타를 위해 보고서까지 제출했다면 분명 그 용역에 대한 대가도 주고받았을 확률이 높다”며 “아무리 정당한 대가라고 하더라도 정찬우 부위원장은 이번 ISD에 간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론스타 편에 서서 론스타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했던 사람이 이번 ISD건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는 것.
론스타 ISD 대응 사령탑인 우리 정부의 ‘론스타분쟁 TF’는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기획재정부 제1차관, 법무부 차관, 외교부 제2차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국세청 차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원장인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2003년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에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으로서 인수 승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론스타에게 우리 안방 문을 열어 준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2012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넘기고 떠날 때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매각 승인 업무에 깊이 간여하고 있었다.
위원인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마찬가지다. 주차관도 2003년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결정했던 ‘10인 비밀회의’ 참석자다.
김 의원은 “국민 세금 5조 원을 두고 론스타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 장수들은 온통 론스타와 관련된 사람들”이라며 “정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고장난 녹음기처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준 의원은 “론스타와 싸울 장수 6명 중에 절반이 론스타 관련자다. 우리 정부에 ISD를 담당할 공무원이 이들 말고는 전혀 없는 게 아니라면, 반드시 이들에게 맡겨야 할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게 분명하다. 정부가 ISD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와 관련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더 큰 재앙을 부르기 전에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ISD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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