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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回也非助我者也, 於吾言無所不說.”
자왈; “회야비조아자야, 어오언무소불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회는 나를 단지 도와주는 제자가 아니었다.
나의 말에 기뻐하지 않는 바가 없었다.”
_선진先進 11.3
리더의 덕목 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올바른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회사의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실행할 줄 아는 사람들을 적절한 위치에 안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관심’입니다.
관심은 사람에 대해서 ‘마음’을 쓰는 행위입니다.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단지 이 사람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능력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인품도 잘 봐야 합니다. 업무 능력이 좋은 사람을 밑에 두면 리더로서는 상당히 편하겠지만 그가 ‘덕’이 없다면 조직의 분위기를 망치고, 중장기적으로는 좋은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오히려 손해입니다. 단기적인 성과를 목표로 하다가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실적이 좋고 잘 나갈 때는 이러한 것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어려움을 겪게 되면 바로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평소에 불만이 있었던 사람들은 금방 회사를 떠나니까요. 회사와 사람에 대한 정(情)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함께 그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중요합니다. 공자가 이야기한 ‘인仁’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정신입니다. 단순히 업무 성과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대화를 통해서 서로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지, 가치관은 어떤지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이는 위정(2.10)편에서 언급한 ‘시視, 관觀, 찰察’과 맥을 같이합니다.
물론 직장이라는 공간은 굉장히 냉정한 곳이고 ‘진짜 가족’처럼 지낸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내 가족만큼 가까울 수는 없습니다. 저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모든 조직원들을 평등하게 대할 수 없습니다. 평가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순위를 매겨야 합니다. 실력이 좋은 사람을 그만큼 우대해줘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는 소외받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이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당연히 불만을 터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관심’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실력이 없기 때문에 소외시키거나 회사를 떠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계속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노력을 해도 변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업무 능력과 별개로 의지의 문제입니다. 스스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은 애초에 잘못 뽑은 것입니다.
공자의 제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
공자는 진심으로 자신을 존경하고 따르는 안연(안회의 자)을 아들처럼 여기고 사랑했습니다. 이러한 공자의 마음을 아는지 안연도 화답했습니다.
“스승님께서 나를 잘 이끌어주셔서, 학문을 넓혀 주시고, 예로써 가르치시니,
공부를 놓으려고 해도 놓을 수 없으며 나의 힘과 재능을 다 쓰게 만드신다.” - 자한편(9.10)
안연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제자들에 대해서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능력과 행실을 가늠했습니다. 3천여 명의 제자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자신이 가르친 내용을 뛰어나게 흡수한 제자도 있고, 반면 그렇지 않은 제자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공자는 지속적으로 훈계해서 이들이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자마다 가르침의 방식이 달랐고, ‘인’을 실천하는 방법도 달리 제시했습니다. 그나마 《논어》에는 어느 정도 ‘인’의 경지에 이른 제자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도 공자에게 애정 어린 충고나 훈계를 받고는 합니다.
많은 위정자들은 공자에게 통치에 대해서 자문을 구하는 한편 제자들의 능력에 대해서도 종종 질문을 하고는 했습니다. 사실 공자의 제자들은 인기가 좋았습니다. 당시 교육 기관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예의, 음악, 활쏘기, 말 타기, 문서 만들기, 회계와 같은 여섯 가지 학문인 육예(六藝)를 가르쳤습니다. 한 마디로 ‘그냥 공자 왈’을 외치는 서생이 아니라 실용적인 학문을 배운 제자들입니다.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곧 ‘인’의 정신
공자는 제자들의 능력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덕행’에는 안회, 민자건, 염백우, 중궁, ‘언어’에는 재아, 자공, ‘정사’에는 염유, 계로(자로)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제자들에 대한 능력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중에서 공자가 제일 으뜸으로 친 제자는 안연이었습니다. 그것은 그가 자신의 안위보다는 ‘도道’를 깨우치는 데 전념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안연의 집안 사정은 좋지 않아서 입신양명을 위해서 벼슬길에 나섰다면 형편이 좋아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학문을 선택했습니다. 학문에 너무 정진한 나머지 건강이 안 좋아졌지만 말입니다.
노나라의 대부이면서 세도가인 계강자는 공자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선진편 11.6).
“제자 중에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안회라는 자가 배우기를 좋아했지만 불행히도 일찍 죽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없습니다.”
공자는 씁쓸하고 서글픈 마음이었습니다. 자신이 가르치는 바를 잘 이해하고 오히려 자신을 더 능가하는 면도 보인 안회가 요절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안연이 좀 더 오래 살아서 스승의 뜻을 이어갔다면 나중에 공자의 제자도 여러 파로 나뉘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즉, 증자는 ‘인仁’을 중요시했고, 이는 나중에 맹자로 이어졌으며 자하, 자유는 ‘예禮’를 중요시해서 순자로 이어졌습니다.
공자는 늘 제자들에 대한 관심과 걱정을 끊지 않았습니다. 제자들 중에서 열등생들이 벼슬에 나가고, 오히려 ‘예악’에 능한 우등생들이 벼슬에 못 나감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자기였다면 이들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민자건의 ‘효심’을 칭찬했고, 안연이 죽었을 때는 너무나 심하게 통곡을 해서, 다른 제자가 오히려 스승이 지나치게 애통해해서 건강을 해칠까 걱정을 했습니다. 야인(野人)으로 있다가 자신의 제자가 된 자로는 성격이 강건해서 제명에 살기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결국 자로는 불의에 맞서서 항의하다가 비참한 말로를 맞았습니다.
공자처럼 자신과 같이 있는 사람들의 장, 단점을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고 조직의 리더에게는 꼭 필요합니다. 그것은 ‘세심한 관심’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또한 ‘인仁’의 정신입니다.
나의 주변을 한 번 둘러볼까요? 나의 주위에는 안연이나 자로와 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면 관심이 없어서 아직 못 본 것일까요?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치밀한 리더의 한 수》,《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 출간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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