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헌법재판소, 계몽령은 폭력에 대한 굴종이다

2025.03.31 17:41:32

문 열어라 X자식아, 민주주의께서 납셨다! [출처=구글, 인터넷 민주주의 밈]

▲ 문 열어라 X자식아, 민주주의께서 납셨다! [출처=구글, 인터넷 민주주의 밈]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가장 웃겼던 두 개의 단어가 있다.

 

‘경고성 계엄’과 ‘계몽령’이다.

 

예전에는 사기꾼과 코미디언만 말장난 잘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이 신속하게 바뀌었다.

 



평시 계엄이란 대통령이 총 들었다는 뜻이다.

총 들고 하는 경고, 이게 경고성 계엄이다.

 

그리고 총 든 사람이 “나 지금 경고한다.”

이러면 100% 특수협박이다. 

 

누가 머리에 총 들고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라고 경고하는데

 

“선생님, 보십쇼. 제가 두 손 다 들었습니다.”

 

라고 해보자. 이게 계몽으로 보이시는가.

 

아니지.

그건 계몽이 아니라 굴종이다.

 

계몽령?

어느 나라, 어느 시대가 깨우침을 명령으로 하나?

 

계몽은 지식으로 하는 거지,

총 쏘고 몽둥이로 줘패서 하는 게 아니다.

 

그랬다면 폭력 부모 아래서 판‧검사‧고위공무원 다 나왔겠지.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물론 사람을 줘패면 안 된다.

총으로 협박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지금 헌재는

대단히 성격 나쁜 직장 상사 같다.

 

사안은 명백한 데, 결론이 빨리 안 나온다는 건

핵심 외에 자꾸 사족을 붙인다는 뜻이다.

 

보고서 갖고 왔어? 그치만, 이런 문제 있는데, 다시 갖고 와야 되겠는데~?

그 문제 해결했다고? 그치만, 다른 건 어떡하지, 감당할 수 있어~?

감당할 수 있다고? 나는 괜찮지만, 부장님은~?

부장님께서 괜찮다고 하신다고? 그치만 거래사가~?

거래사도 괜찮다고? 그치만 소비자가~? 트렌드가~? 안 맞을지도~?

 

이런 고려가

탄핵과 관련한 법적 사안이라면

그래도 법 테두리에 있다고

10초 정도 생각해 줄 수 있겠다.

 

그러나 만일 그 고려가

나의 자식, 나의 배우자,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선후배, 나의 입지,

나의 정치적 신념이라면

그로 인한 행위는

원천적으로 성립돼선 안 된다.

 

공직자란 기능적 권한이 부여된 장치이지,

개인에게 인격적 권한을 부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판관들은

기능적 권한이자 공직자다.

 

하물며 대통령도 공직자인데,

재판관이 신의 대리인이라도 될성싶은가.

공(公)을 수행하는 자가

나의 무언가(私) 때문에 공무를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민주주의는 인격에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관도 정치적 신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공직자이기에 개인의 신념은

탄핵 심판과 철저히 무관해야 한다.

 

본 탄핵 심판은 

국회와 국민을 향해

총으로 특수협박했다는 혐의를 받는

현행범의 공적 지위에 대해

헌법상 정당함이 있는지 묻는 심판이다.

 

몇 가지 물어보자.

 

지금 그들이 생각하는 경고의 원인들이 그대로 있다.

만일 그들에게 다시 총 들 권한을 부여한다면

다시 총 들고 경고 안 한다는 보장이 있는가.

 

심판을 원하는 대로 결정해주면 고마워할까.

왜 이렇게 늦었냐며 역정낼까.

 

만일 어느 날 우연히

이재명 당 대표와 민주당과

선관위와 기타 관련자들이

하늘에서 벼락 맞고 수거됐다고 치자.

 

계몽‘령’의 시대가 끝날 거라고 보는가.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 1980년 5월 18일 광주의 낮. 시간이 교차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 1980년 5월 18일 광주의 낮. 시간이 교차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그날과 그날, 시민들은 늘 그래왔다는 듯이 몸과 몸으로 벽을 쌓았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 그날과 그날, 시민들은 늘 그래왔다는 듯이 몸과 몸으로 벽을 쌓았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상황은 같았다. 그러나 마음이 달랐다. 그들도, 우리도 과거를 잊지 않았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 상황은 같았다. 그러나 마음이 달랐다. 그들도, 우리도 과거를 잊지 않았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총은 사람을 죽이지만, 총을 쏜 사람의 영혼에도 흉터를 남긴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 총은 사람을 죽이지만, 총을 쏜 사람의 영혼에도 흉터를 남긴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누구는 승리라 할 것이다. 하지만 생존이라 부르겠다. 누구는 패배라 부를 것이다. 그는 보복을 원할 것이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 누구는 승리라 할 것이다. 하지만 생존이라 부르겠다. 누구는 패배라 부를 것이다. 그는 보복을 원할 것이다. [출처=왼쪽 사진 연합뉴스, 오른쪽 사진 국가기록원]

 

사상검증이 무서운 건

누구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거다.

 

오히려 자기 편이야말로

철저한 감시와 숙청의 대상이 된다.

 

왜냐고?
권력자들은 늘 이런 의심에 시달려왔다. 

 

내가 시키는 일 하라고 기능으로 권력을 줬는데,

이 자식이 자기니까 권력 준 줄 알고 기어오르네?

 

그랬다. 

스탈린, 김일성, 무솔리니, 도조 히데키, 히틀러가 그랬다.

 

경고성 계엄과 계몽령은 무엇인가. [사진=연합뉴스]

▲ 경고성 계엄과 계몽령은 무엇인가. [사진=연합뉴스]

 

만일

권력자가 사상검증으로 누군가를 수거하려 한다면

그들말로 개돼지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사라지면, 다음은 당신이다. 

 

[사진=셔터스톡]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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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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