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1.6%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1.8%)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1.5%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물가상승률은 1.0%로 크게 낮아졌다. 2월 1.4%로 반등했으나 3월 이내 다시 1.3%를 기록하며 1% 초반 대 물가상승률로 돌아갔다. 올해 1.5%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8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하자 오는 24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통화정책 운용에 가장 큰 제약으로 존재했던 낮은 물가상승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 여력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 역시 지난달 26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이후 근원인플레이션이 서비스물가를 중심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기조적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전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인서비스 부문에서 가격인상 압력이 크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성장률 전망 역시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어제(1일) 한국금융연구원은 ‘2018년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연구원은 민간소비 증가세와 세계경제 회복세 등을 상향 조정의 이유로 꼽았다. 한은과 정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기관도 현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설정, 지난해에 이어 3%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로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리스크 완화, 경제 불확실성 감소 등도 금리인상 단행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6월 지방선거 등의 영향으로 5월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내일 새벽(한국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 전문가들은 기존 1.50~1.75%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동결이 결정될 경우 미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내달 중순까지 미뤄지고 한미 금리역전 격차도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의 금리인상이 선거에 일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 사항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3월 기준 취업자수 11만2000명 증가(전년 동월 대비)에 그친 고용부진 역시 마찬가지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에 비해 상승하기는 했지만 아직 한국은행이 목표로 한 수준에는 못 미치고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수치)는 1.4%에 불과하다”며 “한은이 5월에 당장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률 역시 현재 수출이 주도하고 있고 내수는 부진한 상황”이라며 “고용부진으로 내수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한 리스크 완화 등은 분명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하나 아직은 심리적인 요인에 불과하다”며 “한은입장에서는 실물경제로 나타나는 수치에 보다 집중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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