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상반기 동안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 물가가 축산물가격 하락과 석유류 가격 상승폭 둔화 등으로 1%초반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 들어 1% 후반대로 점차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0% 수준을 유지하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 예상치는 1월 전망치보다 0.1%p 낮은 1.6%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개최해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인상한 이후 5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동결 결정은 저조한 물가상승률과 국제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 대비 0.5%p 하락한 1.0% 수준에 머물렀으며 2월과 3월 상승률도 각각 1.4%와 1.3%를 기록하며 1% 초반대에 그쳤다.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은 1월 –0.6%로 나타났으며 2월 3.5%로 반등한 이후 다시 2.1%로 하락했다.
석유류 제품의 물가상승률도 지난해 말 7.5%에서 올해 1월 4.5%로 하락한 이후 2월과 3월 4.0%, 3.2%로 낮아졌다. 반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월부터 3월까지 2.6%를 유지했다.
금통위는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확대돼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전체로는 1월에 발표한 전망치 1.7%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교역관계 악화 우려 등으로 인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2월 2.86%에서 3월 2.74%로 하락했고 독일의 국채금리도 같은 기간 0.66%에서 0.5%로 낮아졌다.
세계주가지수인 MSCI도 2월 518.1에서 3월 505.8로 하락했다. 특히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가 3259.4에서 3168.9로 크게 하락했다. 11일 기준 상하이 종합지수는 3208.1을 기록했다.
이주열 총재는 “국제 금융의 불안정성이 확대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성향이 높아졌다”며 “국내 금융시장도 이 영향으로 다소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양상과 관련해서는 “곧 바로 美中 두 국가의 갈등이 해소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무역분쟁이 무역전쟁으로 격화,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고 전망했다.
가계대출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증가규모 축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상환능력을 갖추고 있는 차주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금융시장 내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 마지막으로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