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대표적인 강성 국회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무위원회에서 배제됨에 따라 주요 현안들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박용진 의원은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 결과 정무위원회에서 교육위원회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정무위는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소관부처로 두고 있어 금융사나 대기업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박용진 의원은 이른바 ‘재벌저격수’로 불리며 이학영, 제윤경 의원 등과 함께 재벌개혁에 앞장서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이끌어냈으며 최근에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도록 하는 ‘보험업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후반기 상임위 신청 당시에도 1지망으로 정무위를 써낸 것으로 전해지지만 결국 정무위를 떠나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제정책에서 규제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 여당이 규제 완화를 가장 거세게 반대할 수 있는 박 의원을 배제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은산분리 완화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박 의원은 지난해 “반드시 은산분리를 완화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여기서 은산분리 원칙이 한번 훼손되면 앞으로 더욱 뚫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비금융자본의 은행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확충과 관련해 최우선 개혁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은산분리는 금융산업의 기본원칙으로 지켜나가되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에 맞추어 나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근혜정부 때부터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으나 국회의 반대에 부딪혀 실제로 완화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은산분리 완화와 관련한 법안 5개가 계류 중이다.
이번 상임위 변화로 은산분리 완화 조치가 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정무위원장에는 3선의 민병두 의원이 내정됐으며 정무위 간사는 정재호 의원이 맡을 예정이다.
정재호 의원은 지난 2016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주요 내용은 비금융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 자본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민병두 의원 역시 최근 은산분리 완화에 찬성 의견을 보였다.
박용진 의원과 함께 은산분리 완화 반대에 앞장섰던 이학영 간사와 제윤경 의원은 여전히 정무위에 남아있지만 소수의견을 피력하는 정도에서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임위 이동에 대한 박 의원 측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지금 사회와 시대에 제일 중요한 실천적 과제라고 보면 상임위와 무관하게 국회의원으로서 과제를 계속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해당 상임위가 아니면 정보와 자료 접근에 제한이 있겠지만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더 넓게 그물을 쳐서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계속 이 화두를 쥐고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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