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개소세 인하…이번에도 통할까?

2018.08.01 13:21:30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5%→3.5% 인하
역진성 문제 지적…내수 진작 효과 ‘글쎄’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 인하를 발표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활성화 대책으로 신차 구매 시 들어가는 제비용 인하가 대표적이다. 신차를 구입할 때 붙는 개별소비세를 연말까지 기존 5%에서 3.5%로 1.5% 포인트 낮추겠다는 것이 골자다.

 

자동차 개별소비세란 자동차의 권장소비자가격에 포함된 각종 세금 중의 하나로 보통 공장 출고가의 5%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2000만원짜리 자동차라면 100만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만약 이 개별소비세가 3.5%로 인하된다면 100만원의 세금은 70만원으로 줄어든다.

 

적용 대상은 승용차 전 차종과 이륜차, 캠핑카 등이다. 경차 세금에는 애초부터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았던 만큼 자연스럽게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이번 개소세 인하를 통해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차량 구매가를 낮춰 차량 구매를 촉진하고자 한다.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입하면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이 제조사에게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게도 직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개소세 인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2년 하반기 2% 포인트 ▲2015년 하반기 1.5% 포인트 ▲2016년 상반기 1.5% 포인트 등 개소세 인하 정책이 있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5~2016년 1년 동안 시행된 개소세 인하를 통해 자동차 판매대수가 연간 150만~160만대에서 175~180만대로 수준이 한 단계 올랐다”며 “다만 수입차와 국산차의 감세폭이 달라 그 과정을 통해 수입차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내수시장은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더 잘 팔리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개소세 인하를 통해 국산차 판매가 소폭 증가할 수는 있으나 업체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개소세 인하 정책은 기본적으로 모든 차에 동일한 감세율이 적용된다. 누진세가 아니라 2000만원짜리 차를 사든 1억짜리 고급 세단을 사든 같은 비율의 감세 혜택을 받는다. 이에 따라 비싼 차일수록 혜택이 클 수밖에 없다. BMW, 벤츠 등과 같은 고가 수입차 업체가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1000만원대에서 3000만원대인 국산차 주력 차종들은 추가 프로모션을 제외한 개소세 인하 효과가 수십만원 선에 그치지만 고가의 수입차들은 개소세 인하 효과도 수백만원에 달한다”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개소세 인하 효과가 자동차 판매 확대를 유도해 부품산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내수경기를 끌어올린다는 취지와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소세 인하를 통해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은 수입차가 더 잘 팔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는 주택과 함께 목돈을 투입하는 품목이라 고객들이 장기적인 계획으로 접근한다. 정부의 개소세 인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자동차의 경우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충동적인 구매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이는 품목”이라며 “현재 국산차 업계는 고질적인 구조 문제로 경쟁력을 상실해 수입차에 비해 큰 매력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내수시장 규모도 글로벌 시장에 비해 작은 편”이라며 “정부가 그동안 내수 진작을 위해 개소세 인하 카드를 반복적으로 꺼내 들면서 만성 효과로 인해 과거보다 수요 견인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개소세 인하는 결국 자동차를 구매하면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세금을 현금으로 돌려준다는 단발성 정책”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차량의 인하 효과가 커지는 세금 감면 혜택의 역진성 문제점도 있는 만큼 정부가 향후 내수경기 촉진뿐만 아니라 에너지, 환경 문제 등을 고려해 정책의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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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sukim@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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