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2일 오전 9시 올해 들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 전문가들과 시장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작년 2·4·5·7·8·10·11월과 지난달에 이어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률이 아직 목표(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낮추면 자칫 이들 불씨가 다시 살아날 우려가 있다.
더구나 미국(5.25∼5.50%)과의 역대 최대(2.0%p) 금리 격차를 고려할 때,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
을 감수하고 한은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앞서 금리를 낮출 이유도 없다.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식료품·에너지 가격 등 변수가 많아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농산물 등 생활물가도 여전히 높다"며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가 계속 늘고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개발 공약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까지 다시 들썩이는 점도 한은의 조기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이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월까지 10개월째 계속 불어나고 있다. 특히 1월에만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55조3천억원)이 4조9천억원 늘었는데, 1월 기준으로는 2021년 1월(+5조원) 다음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작년 말 기준 가계신용(빚;가계대출+미결제 카드사용액) 잔액(1천886조4천억원)도 직전 분기(1천878조3천억원)보다 0.4%(8조원) 늘어 역대 최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예상대로 금통위가 오전 10시께 기준금리를 아홉 차례 연속 동결하면, 시장의 관심은 다시 '언제 금리 인하가 시작될지'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론한 소수 의견이 나올지,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인하 시점 관련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6월께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은 하반기에나 통화정책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 시기로는 '7월'이 가장 많이 거론되지만, 4분기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울러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는데,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 경제 성장률(2.1%)과 소비자물가 상승률(2.6%) 예상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한은이 소비 부진을 수출 호조가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물가의 경우 농축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 등의 연중 흐름을 연초에 미리 짐작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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