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기후금융 790조 푼다…ESG 공시 2028년부터 의무화

2026.02.25 10:16:50

2028년 대형 코스피부터 적용
고탄소 산업엔 ‘한국형 전환금융’ 도입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에 맞춰 대규모 기후금융 공급과 ESG 공시 제도화를 본격화한다. 정책금융을 앞세워 기업의 녹색 전환(GX)을 지원하고, 전환금융과 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해 산업 전반의 탄소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관련 핵심 과제를 공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ESG 공시 로드맵 확정과 기후금융 확대, 한국형 전환금융 도입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한국형 녹색전환(K-GX)을 추진 중”이라며 “ESG는 이제 생산적 금융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녹색전환은 단순히 환경 이슈를 넘어서 산업·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우리 경제의 녹색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과제들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최근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3~61% 감축하는 새로운 NDC를 확정했다. 이는 기존 2030년 40% 감축 목표보다 강화된 수치로, 산업 구조 전환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융을 중심으로 장기·고위험 자금을 선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ESG 공시 제도는 2028년(2027회계연도)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연결자산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첫 대상이며, 이후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일부 국내외 종속회사는 최초 시행 연도에 한해 제외된다.

 

이 위원장은 “투자자들이 ESG 대응현황 및 리스크를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ESG 공시 제도화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국내 ESG 공시, 즉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은 오랜 기간 의견을 수렴해온 만큼 조속히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 공시는 준비 기간을 고려해 일정 기간 적용을 유예한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중소·중견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3년간 적용을 면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자율적으로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공시우수법인 지정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또한 제도 초기에는 예측 정보를 활용한 공시에 대해 면책(Safe Harbor)을 허용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시점도 정보의 신뢰성을 고려해 반기 결산 이후인 8월 중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후금융 공급 규모도 대폭 확대된다. 이 위원장은 “현재 2024~2030년간 420조원 수준인 정책금융기관의 기후금융 공급규모를 대폭 확대하여 2026~2035년간 총 790조원의 대규모 기후금융을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공급 물량의 50% 이상은 지방에, 70% 이상은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해 지역균형 발전과 산업 생태계 전환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철강·화학·시멘트 등 고탄소 업종의 구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한다. 녹색 프로젝트뿐 아니라 기존 산업의 감축 노력까지 금융 지원 범위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이 위원장은 “다배출 산업의 탄소감축 활동을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해 탄소중립을 위한 입체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심사 역량과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기후금융 웹포털’을 마련해 K-택소노미 적용 여부를 지원하고, 금융회사 포트폴리오의 탄소성과를 측정하는 ‘금융배출량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표준(PCAF)에 기반한 산출 체계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향후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실무 워킹그룹을 구성해 제도 안착을 지원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세부 기준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함께 능동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면, 녹색전환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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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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