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묶인 사이 정책대출과 2금융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전체 규모를 끌어올렸다.
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3조5000억원 늘었다. 1월 1조4000억원, 2월 2조9000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늘었고, 증가 폭도 다시 확대됐다.
대출 증가 흐름은 주담대보다 기타대출이 주도했다. 주담대는 3조원 늘었으나 증가 폭은 전월 대비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5000억원 증가하며 감소세에서 반등했다. 신용대출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은 5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자체 주담대는 오히려 감소폭이 확대됐지만 디딤돌, 버팀목, 보금자리론 등 정책성 대출이 1조5000억원 늘며 이를 상쇄했다.
반면 2금융권은 증가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당 기간 3조원이 증가하며 두 달 연속 3조원대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상호금융권이 2조7000억원 증가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험 또한 증가 흐름을 보였고, 저축은행은 감소했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지난 3월 가계대출 증가한 이유는 이미 승인된 대출이 뒤늦게 실행됐고, 2금융권으로 수요가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타 대출과 2금융권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다소 증가했다”며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신규 대출 취급 중단 조치전에 승인된 집단대출 집행분 등이 순차 반영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대출 억제 정책이 총량을 누르는 사이, 자금은 다른 통로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계대출 증가가 일시적 흐름에 그칠지, 다시 확대되는 양상으로 나타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둔 매물 출회와 중동 지역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겹치며 대출 수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17일 가계대출 관리 방안 시행을 앞두고 금융회사에 전산 점검과 내부 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 연장 제한,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확대 등 추가 조치도 준비 중이다.
가계대출은 줄지 않았다. 규제로 일부 통로를 막아도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고 다른 경로로 이동했다. 이번 증가 역시 정책이 누른 자리에서 수요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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