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묶이고 비강남은 풀렸다…전세 불안이 뒤흔든 서울 집값

2026.04.23 14:00:00

강서·관악·성북 상승 확대…서울 내부 온도차 뚜렷
송파 상승전환·전세 0.39%…“매수 전환 흐름 감지”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커졌지만, 시장의 중심은 강남이 아니었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약세를 이어가는 사이 강서·관악·성북·노원 등 비강남권이 상승폭을 키웠고, 송파구는 상승 전환했다. 전세가격 역시 가파르게 오르며 실수요 움직임이 매매시장으로 번지는 흐름이 감지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전세가격 상승이 실수요 매수 전환을 자극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23일 발표한 4월 셋째 주(20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올라 전주(0.1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세가격 역시 0.22% 상승하며 전주(0.17%) 대비 오름세가 더 가팔라졌다. 전국 기준으로도 매매 0.04%, 전세 0.10% 상승하며 흐름은 유지됐지만, 실제 시장의 핵심은 서울 내부에서의 변화에 있다.

 

특히 강남과 비강남 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북 14개구는 0.19% 상승한 반면 강남 11개구는 0.11% 상승에 그쳤고, 강남구(-0.06%)와 서초구(-0.03%)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강서구(0.31%), 관악구(0.28%), 성북구(0.27%), 동대문구(0.25%), 강북구(0.24%), 노원구(0.22%) 등은 상승폭을 키우며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시장이 사실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주 하락했던 송파구도 이번 주 0.07% 상승으로 반등했다. 강남·서초와 달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데다,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전세에서 매수로 이동하는 흐름이 일부 나타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양상은 전세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전세가격은 0.22% 상승하며 매매보다 더 강한 흐름을 나타냈고, 성북구(0.39%), 광진구(0.35%), 노원구(0.32%), 강북구(0.30%) 등 비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송파구 역시 전세가격이 0.39% 올라 성북구와 함께 서울 주요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수요 이동의 결과로 보고 있다. 강남권은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로 거래가 제한되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로 강남권 매매가 묶이면서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이동했고, 이 전세가격 상승이 다시 매수 전환을 자극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규제가 수요를 억누르기보다 이동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동산원도 "전세수요 대비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역세권 및 학군지 등 입지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매매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맞물려 시장에서는 5월 9일 종료 예정인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이후 흐름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최근 가격 흐름이 정책 기대감에 따른 거래 확대라기보다 전세시장 불안과 실수요 이동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정책 변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은 '얼마나 올랐는가'보다 '어디가 올랐는가'가 더 중요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강남권이 규제와 관망 속에 주춤하는 사이 비강남 실수요 지역이 상승폭을 키우고, 전세가격 상승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서울 시장이 하나의 방향이 아니라 지역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분화 장세'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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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기자 lupin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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