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주담대의 기본금리인 코픽스가 오르고 우대금리는 축소되면서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3.17~4.67%로 나타났다. 2주 전인 연 2.82~4.44%에 비해 최저금리와 최고금리가 각각 0.35%p, 0.23%p 각각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 역시 최저금리와 최고금리가 각각 0.16%p, 0.22%p 올라 2.96%~4.52%를 기록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대로 올라서며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02%로 한 달 전보다 0.07%p 올랐다.
코픽스는 정기 예·적금, 은행채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통상 코픽스가 올라가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따라 오른다.
또한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는 데에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에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는 내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는 영향도 있다.
나아가 현재 시중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대출한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과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 올렸고, 신한은행도 전세자금대출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대출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급하게 불을 끄려다가 대출 금리만 올라 대출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이런 상황에 정부의 대출 조이기는 더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진 방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달 중 가계부채 동향을 살핀 뒤 내달 가계부채 추가관리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증가 속도를 줄여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의 속도를 잡기 위해 대출 총량제보단 좀 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가 실수요자 피해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직접 규제안 보다는 개별 은행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방식이 가계부채를 잡는데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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