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국세 가족인 삼정(參井) 정정례 작가(시인⬝화가)가 삶의 여정을 소중히 담아낸 시집을 발간,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감성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작품(詩)에는 ▲‘겹, 이라는 말’이 올해 겨울 ‘한탄강 문학상’시상식에서 은상을 수상, 세정가에 회자되고 있다. 여름에는 ▲‘바작의 꿈’으로 ‘호미문학상’을 받는 등 시작(詩作)활동에 여념이 없다.
올 겨울 출간된 ‘시래기 꽃피다’는 디테일하게 말하면, 시화집으로서 시와 그림으로 담아냈다.
‘시(詩)는 한편의 회화(繪畫)요, 회화(繪畫)는 한편의 시(詩)’라는 말처럼, 시인이자 화가인 삼정 정정례 작가는 서로 공명(共鳴)을 이루는 예술의 꼭지에서 ‘시화(詩畫)’ 모두를 사랑하고 있다. 글과 그림, 표현방법이 다를 뿐 결국 꼭대기 정상에서는 서로 울림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술적 지론을 가지고 출간된 것이 첫 번째 시화집 ‘달은 온몸이 귀다’. 이어 두번째 시화집 ‘시래기 꽃피다’가 작품 세계를 수 놓고 있다.
예술가들은 의인법(擬人法), 즉 자연이나 사물을 사람처럼 대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삼정 정정례 작가의 특징은 反의인법, 사람을 자연이나 사물에 빗대어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이 작품으로서 동학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순고한 영혼의 세계에 ‘사랑, 고향, 삶’을 영원히 담아내기 위한 ‘영혼’을 노래하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해 누구나 한번은 생각하게 되는데, 그 절박감이나 절실함, 간절함의 깊이에 따라 예술적 밀도는 다르게 나타나곤 한다.
시화집 출간에 앞서 ▲시간이 머무른 곳 ▲숲 ▲덤불 설계도 ▲한 그릇의 구름 등이 있다.
삼정 정정례 작가는 1050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나 시단(월간 유심, 신인문학상)에 오른 것은 2010년 詩‘냉전’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당시 ‘신인문학상’ 선정배경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넘나들며 제3의 세계에 언어의 집을 지어낸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에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천강문학상, 한울문학상, 호미문학상을 받았고 현재 사임당문학 시문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삼정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화가로서는 2015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유화 비구상 ‘흔적으로부터의 드로잉’으로 우수상을 받는 등 그림으로 수차례 대중에게 다가가 색채의 마술사라는 한국화단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인이자 화가인 정정례 작가의 작품에는 화중유시 시중유화(畵中有詩 詩中有畵), 즉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다.
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 회장)은 “정정례 시인의 시는 촘촘하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과 같다. 세상은 일견(一見) 복잡한 것 같지만, 조금만 잘 들여다보면 아주 단순하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너와 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상 시라는 문장도 너와 나의 대화, 소통 관계이다”고 시평 했다.
특히 “정정례 시인의 시들은 더욱 이런 점에서 매우 친숙해 있고, 깊이 들어가 있다. 흔히 의인법이란 게 그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을 사람처럼 대하고 말하고 생각하는게 의인법인데, 반대로 사람을 자연에 빗대기도 한다. 이를 나는 반의인법이라 이름 지어 말하기도 한다”면서 “정정례 시인의 작품은 바로 이러한 의인법, 반의인법에 능숙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정례 시인의 시들은 피아일체(彼我一體), 우아일체(宇我一體)의 동경이라고 부연했다.
화가로서는 ‘2016 인사동 아트페어’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탁월한 재능과 예술정신으로 미술발전을 위해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정례 화가는 작품 ‘생활속에 모습’(91.0×72.7cm)을 통해 부엌의 풍경을 솥뚜껑으로 대변해 냈다. 그야말로 옛 정취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시골집의 대표적인 부엌풍경을 비구상 형식으로 담아냈다.
이른바 ‘믹서 미디어 작품’으로 유화물감과 돌가루가 조화를 이룬 작품들로 ▲옛것으로부터 ▲생명 ▲향수 ▲작업 ▲삼다도인상 ▲영원한 진료 등이 개인전에서 함께 선보였다.
정정례 본인의 자작시 ‘꽃’을 그림 ‘환희’(53.0×45.5cm)로도 새롭게 탄생시켜 시와 그림이 마치 ‘오버랩’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근배 시인(만해 시인학교 교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정정례 화가에 대해 “ ‘하나의 경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늦깎이로 시를 써서 젊은 시인들을 제치고 시단의 촉망을 받는 일만도 예사롭지 않은데 마치 마법이라도 하듯 그림을 다시 시작해서 화단의 높은 벽을 뚫고 누구도 해내지 않았던 독창적 자기 세계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동학(시인)으로서 호평한 바 있다.
특히 이근배 시인은 “정정례 선생의 시는 아주 뛰어나다. (시 문학지) 등급이 있는 곳에 최일류로 추천되기도 했다”면서 “한번은 매일 신문, 잡지를 보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정정례 시가 올해 1등 작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김승국 관장은 “정정례 화백님의 그림 속에는 시가 있고, 시속에는 그림이 있다. 화중유시(畵中有詩)요, 시중유화(詩中有畵)인 게지요. 정 작가님은 다양한 색조의 색채를 통해 한국의 역사적 전통을 독특한 화법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는 작가로서 한국화단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작가의 그림을 얼핏 보면 매우 강렬하게 보이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부드럽고 섬세한 서정성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그림을 바라보다 보면 삭막한 도시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안식처인 오아시스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박외수 화가(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이사장)는 “시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올바른 작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시를 그림을 그리며 두 분야에 능수능란한 정정례 화가는 존경스럽고, 묵묵히 잉꼬부부로서 외조하는 임봉춘 선생(세무사)은 더 존경스럽다”며 예술 세계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정정례 작가는 미술관과 문학관을 운영하면서 김규동 선생의 기념사업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정정례 관장은 ‘삼정 문학관’ 건립에 대해 “시대를 대변했던 문인들, 그리고 그 분들의 좋은 글들이 세대의 흐름에 따라 잊혀져 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지금 다시 봐도 훌륭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 작품들이 실린 책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정 관장은 “불과 1세기도 지나지 않은 귀한 문헌자료들이 사라져 가는 걸 보니까 이건 아니다 싶었다. 제가 할 수 있다면 과거의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모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문학관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개인전에서는 제34회 국전 우수상 ‘흔적으로부터 드로잉’(100F_162.0x112.0cm Oil on canvas)을 비롯한 일출, 사랑, 염원, 작업, 향수, 무릉도원, 삶, 창, 흔적, 수행, 울림, 삼다도 인상, 어느 봄날, 속삭임, 어머니, 유월, 보금자리, 오로라, 월출산 얼굴바위, 기다림, 꽃을품은 무화과, 고향들녘, 소금창고, 군무, 기쁨, 한마음, 여심, 사계, 결실, 호수, 가을이 물들고, 봄의 축제, 우주 등 68개의 그림과 시를 전시했다
정정례 화가/시인은 시문회에서 발간하고 있는 ‘사임당문학’에도 소개되는 등 문학 활동에도 열정이 높다.
정 작가는 “그야말로 어렵고, 힘들고, 지칠 때, 충고와 격려와 사랑의 위로를 알파고가 대신할 수는 없다는 말처럼 각 분야의 예술혼을 통해 굽이 굽은 인생을 풀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남편 임봉춘 세무사는 1968년 공직(국세청)에 입문해 그동안 본청과 서울국세청에서 조사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 시절에는 ‘연합조사반’과‘ 서울청 조사반’이었다.
국세청 산하 세무관서는 을지로세무서, 남산세무서, 수원세무서에서 근무했으며, 1982년 구로세무서 법인세 3계장으로 명예퇴직한 뒤, 현재 개업 39년째 맞이하고 있는 베테랑 세무사다.
장녀인 승지, 차녀 현정, 삼녀 연수는 모두 이화여대를 졸업한 동문 자매이며 막내 동근은 연세대를 졸업했다. 이들 1남3녀 가운데 시인 정정례 작가의 문학성을 물려받은 것은 장녀 승지다.
삼정 정정례 작가는 조선조의 큰 선비들의 모습처럼 요즘 세대에 보기 드문 특별한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