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업가치와 연결된 NFT, 브랜드 로열티로 결실”

2022.04.11 17:39:12

— 기업 참여로 초기의 단순 NFT 발행 판매 시대 끝나고, 고도화 단계로 비약
— “가상자산업계 전유물 탈피, 모든 산업계로 저변화…탈중앙성 가치 품어야”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미술품 등을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발행해 판매하는 경우 한번 거래가 이뤄지면 끝나는 게 아니라, 해당 미술품 등이 다시 판매될 때마다 증가되는 가치의 일정 비율을 최초 미술품 저작권자(또는 소유자)가 지속적으로 취하게 되는 것이 NFT산업생태계의 핵심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NFT가 처음 등장한이래 지난해까지는 ‘암호화 자산(Crypto-Assets)’ 보유자들끼리 발행된 NFT를 이리저리 재미삼아 사고 팔면서, 잠재성을 모색했지만, 최근기업들이 NFT의 본질을 자각하고 브랜드와 자사의 유무형 가치를 NFT와 연결하면서, 다양한 모델이 포함된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열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뉴욕주립대 경영대학인 스턴스쿨의 아룬 순다라라잔(Arun Sundararajan) 교수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기고한 ‘브랜드가 NFT를 활용하는 방법(How Your Brand Should Use NFTs)’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NFT는 단순한 디지털 신뢰성 기록이 아니고 프로그램이 가능하기 때문에, 브랜드는 모든 재판매와 관련된 가치를 포착하는 작은 일부를 부호화 하는 NFT 로열티 표준을 구현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NFT 관련 생각을 수집품이나 가상 아바타용 디지털 자산 만들기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그 잠재력을 한계 지우는 것”이라며 “NFT의 진정한 영향은 향후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 출현 공간을 파악할 시간이 충분하며, 이햬관계자는 암호화폐나 메타버스, 기타 각종 암호화 관련 커뮤니티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모든 인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에서 좋은 값을 쳐준다고 해서 성공한 게 아니고, 장래 모든 실제 제품과 경험을 담아 디지털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는 NFT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와 관련, 박혜진 교수(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는 11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는 NFT스타트업들이 빠르게 혁신을 준비하기에 앞서 코인업계 사람들끼리의 자기만족적 거래에 불과했는데, 올해 들어 기업들이 스스로 제공 가능한 가치와 지향할 바를 NFT라는 도구에 연결, 기존 고객들을 디지털 자산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순다라라잔 교수의 칼럼에 소개된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지구촌 거대기업인 이들 스포츠용품 기업들은 실물 신발 제품과 그에 상응하는 가상의 신발을 NFT로 발행, 자사 브랜드를 통한 고객 가치 구현을 꾀하는 방식으로 NFT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지금 시장에서 평가받는 NFT 가격은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가격이 아닐 수 있다”면서 “기업 브랜드가 갖는 가치가 NFT가 될 수 있을지, 그래서 시장에서 그 가치 그대로 NFT 가치를 잘 평가받을 수 있을지 잘 연동시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순다라라잔 교수의 칼럼에 따르면, 지금껏 NFT는 이미지나 비디오 클립 등 고유한 디지털 자산에 국한됐지만, 차츰 팬 미팅 참가나 유명인과의 점심식사 같은 ‘고유 경험’, 실물 상품이나 서비스 등 '고유한 물리적 자산' 등을 식별하는 수단이 돼 가고 있다. 다만 NFT가 특정 현물의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려(capture)면 해당 현물가치를 인증하고 판매하는 각종 간접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비싸야 한다.

 

노래연습장에서 누군가 노래를 한 곡 부를 때마다 음악저작권료가 책정돼 해당 작곡・작사가와 가수에게 지급되듯, NFT는 특별한 프로그래밍을 거쳐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을 과금을 하는 표준을 구현할 수도 있다.

 

아울러 계속 이어지는 거래과정을 통해 유무형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점점 더 비싸지는 경우, 부가되는 가치의 일부를 원 저작권자가 일정률로 취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이 바로 기업 브랜드와 NFT를 연결짓는 핵심 개념이라는 것이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NFT기술과 연결된 브랜드는 현행 ‘2세대 웹(Web2)’의 플랫폼 중심 마케팅세계를 우회할 수 있다고 봤다. 디지털 소비자 관계의 소유권을 되찾는 수단으로 신뢰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약속을 보여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캠벨스(Campbell’s)나 코카콜라(Coca-Cola) 같이 NFT를 적게 발행, 희귀한 것을 모으고 싶어하는 행동심리에 부합하는 사례도 소개했다. 또 갭(Gap)처럼 여러 NFT를 소수의 NFT로 결합할 수 있는 ‘NFT 모으기 게임’을 만들어 참여도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방식도 중요한 사례로 여겼다.

 

그는 “예술가 등에 대한 후원 이벤트 참여와 NFT 발급을 연결하거나 제품 출시, 패션쇼 등 독점적 브랜드 경험의 참석을 기록하는 NFT들을 모아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NFT 컬렉션을 브랜드 정체성(identity)에 연결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같은 맥락에서 NFT산업계 선구자들이 조심해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NFT 확산으로 대기업이나 각국 정부 등이 이 부문의 산업적 진화를 가속화 하기 위해 중앙집중식 조정에 나설 경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자체의 ‘탈중앙성’을 지지해온 커뮤니티들이 저항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NFT의 진정한 브랜드 가능성 실현에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WAGMI(We All Gonna Make It!, ‘다 잘 될 거야!’)와 같은 NFT 커뮤니티 내에서만 통용되는 속어는 NFT를 특정인들의 전유물이나 형이상학으로 오해할 수 있게 만든다”며 초기 NFT 창시자들이 더 넓은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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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기자 dipsey@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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