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카오의 SM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 관련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24일 이 원장은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저희가 자본시장 발전이나 도약을 위해서 사실은 정부 당국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금 노력을 하고 있는 거 다들 아실 거다”라고 말문을 열며 “권력과 돈이 있는 분들 또는 제도권에서 어느 정도 제도를 이용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이런 분들의 불법에 대해서는 저희가 여러 차례 경고를 해왔고, 그것에 대한 엄정 대응 그리고 신속한 대응을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실 최근에 문제가 되는 여러 건들은 저희가 그런 경고를 한 이후에 지금 발생했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당연히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적법한 절차 내에서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최근 문제된 건에 있어서는 법인(카카오)에 대한 처벌 여부라든가 그런 것들도 저희가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아마도 이번주 내에 해당 건을 검찰에 송치하게 될 때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저희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올해 6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원칙적으로 비금융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한도는 의결권 기준 10%이지만,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해 최대 34%를 보유할 수 있다.
다만 승인 요건 중 하나가 바로 해당 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시세조종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뿐만 아니라 카카오 법인까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카카오는 은행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 주력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 법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카카오 경영진의 시세조종 혐의와 업무 간 관련성이 높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했다고 보고 있다.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12만원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했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23일 김범수 전 의장을 소환 조사, 시세조종 의혹 관련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내용이 있는지 등을 15시간에 거쳐 질의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벌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 13일에는 배재현 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바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금융권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에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벌규정이란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위법행위를 할 경우 법인에도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한 조항이다.
해당 규정을 통하면 법인에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지게 된다.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지휘를 받고 있는 특사경이 양벌규정을 적용해 카카오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경우 향후 검찰 기소를 거친 뒤 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 2월 SM 인수를 높고 카카오와 경쟁을 벌였던 하이브가 카카오의 시세 조종 의혹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SM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12만원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매수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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