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범계 위원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209/art_1740389151697_9e17ad.jpg)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범계 위원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24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 함에 따라, 재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재계는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번 상법 개정은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실망을 금치 못했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같은 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야당 단독으로 의결된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장 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항도 개정안에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은 주주 보호를 통한 주식 시장 정상화 등을 강조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해 온 내용이다.
반면 여당은 해당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그간 법안 추진에 반대해 왔다. 이에 소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상법 개정안 표결 처리 직전 회의장을 퇴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제 8단체는 "경제계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 기업지배구조 강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전달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간 경제계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도 주주권익 제고를 할 수 있다며 상법 개정안을 반대해왔다.
경제계는 국내 기업들이 계속되는 내수 부진에 따른 저성장,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로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글로벌 경제 전쟁이 심화되고 주력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기업 지배구조를 과도하게 옥죄는 것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산업 기반을 훼손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경제 8단체는 "이번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소송 리스크와 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결국 선량한 국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경제계는 기업이 본연의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회가 상법 개정안에 대해 다시 한번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야당은 이날 통과한 상법 개정안을 오는 26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27일 본회의에서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