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이하 대미특위)가 4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5년 11월 한미 양국이 체결한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총 3,500억 달러(한화 약 500조 원 이상) 규모의 대규모 자본 이동을 관리할 전담 기구 설립과 국회의 통제 수위를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심사소위 구성 안건을 의결하고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 9건을 상정했다.
이날 상정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의 핵심은 반도체, 조선, AI 등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를 전담할 법정 자본금 3조 원 규모의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천문학적 규모의 국부가 이동하는 만큼 리스크를 관리할 국가적 컨트롤타워가 시급하다"며 "20년 한시 조직인 공사를 통해 체계적으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대규모 공적 자금 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외환 시장 불안과 국익 저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종합적 법률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신설 공사’ 전문성 vs ‘옥상옥’ 비효율 쟁점
대체 토론에서는 전담 기구인 ‘공사’ 신설을 두고 의원들의 우려와 정부의 방어가 팽팽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기존 정책금융기관(KIC, 수출입은행 등) 인력을 파견해 만드는 공사가 결국 '옥상옥'이 되어 자리 만들기용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에 대해 "KIC는 외화자산 안정 운용이 목적이지만, 이번 대미 투자는 신규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그린필드 투자' 성격이 강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별도 조직이 필수적"이라고 답변했다.
◇ 국회 통제권 어디까지…‘사전 동의’ 도입 논의
국회의 통제 수위 역시 뜨거운 감자였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전 보고 및 동의’ 절차를 법제화할 것을 요구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투자가 결정되기 전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은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이 민주적 통제이자 정부의 리스크 헷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3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국회 동의를 받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 환율 1,500원 돌파…외환 시장 영향 우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하며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매년 200억 달러씩 투입되는 재원이 환율 방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기본적으로 외환보유고 운용 수익을 활용하고, 부족분은 해외 달러채 발행을 통해 국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대미 특위는 이날 오후부터 정태호 소위원장 주재로 법안 심사 소위원회를 가동했다. 민주당 박지혜·허영 의원, 국민의힘 박수영·박상웅·강승규 의원,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등이 소위 위원으로 참여한다.
여야는 대외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9일까지 법안을 최종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소위에서는 ▲별도 투자공사 설립 여부 ▲국회 통제 정도 ▲정보 공개 범위 ▲투자 리스크 관리 방안 ▲한미전략투자기금 재원 마련 구조 등 핵심 쟁점이 논의될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단순한 안보 동맹을 넘어 한미 간 ‘첨단 산업 동맹’도 공고화 될 것이라는 의원들의 의견도 제시됐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에 대해 "원전, 셰일가스 등 전략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는 지렛대로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셰일가스가 대미 투자 1호라는 보도가 있는데 맞느냐'는 민주당 정일영 의원의 질의에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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