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투자협회 제7대 회장 선출을 둘러싼 경쟁이 세 명의 후보로 압축되며 본격적인 경합이 시작됐다.
협회 역사상 첫 연임을 시도하는 현직 회장을 포함해 자산운용 및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후보로 나서면서 이번 선거가 향후 자본시장 정책 방향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차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이날 오전 출마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고 그 결과 서유석 현 협회장, 이현승 KB자산운용 전 대표,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 등 3명이 공식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당초 유력 후보로 언급되던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이 출마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3파전’ 구도가 최종 확정됐다.
서유석 회장은 2009년 금투협 출범 이후 첫 연임에 도전하는 현직 회장이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 5000 이후의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언급하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또한 “새로운 후보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 “향후 몇 년은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 “리더십의 연속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종합투자계좌(IMA) 도입, 디딤펀드 출시, 토큰증권(STO) 제도 논의 등 주요 현안을 추진해온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미래에셋 측이 서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표심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래에셋은 전체 표의 약 10%를 차지하는 대형사다.
이현승 전 대표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업계로 이동한 이후 다양한 금융사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업계 CEO 경력이 15년 이상으로, 대관 경험과 규제 대응 능력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최근 “취임 후 한 달 내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며 실무 중심 공약을 제시해 회원사 신사업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자산운용업권에 경력이 치우친 만큼 대형 증권사의 표심 확보가 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성엽 사장은 1987년 입사 후 38년간 신영증권에서 근무한 인물로, IB·WM·법인사업·경영 총괄 등 핵심 직무를 두루 경험한 현장형 전문가다. 현재 자본시장 CEO 모임 회장을 맡고 있어 업계 네트워크가 두터운 점도 강점이다.
현재 황 사장은 증권사 규모별로 요구 사항을 달리 반영하는 ‘맞춤형 정책’과 생산적 금융 확대, 시장 구조 개선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 공략에 나선 상태다.
◇ 관전 포인트는 ‘표심 분포’…대형사 선택 승부 가른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회비와 회원사 규모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 부여되는 구조다.
전체 표의 약 70%가 분담금 비중으로 매겨지는 만큼 한국투자금융지주, 미래에셋, KB금융,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대형사의 선택이 사실상 승부를 좌우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기 금투협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 자본시장 세제, 기관투자자 역할 확대, IPO·IB 경쟁력 강화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 속도가 붙고 있는 STO 제도화, 디지털자산 입법 대응도 새로운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후보들의 신시장 이해도가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회추위는 12월 초 서류 검토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압축할 예정이다. 최종 선거는 12월 중순 금투협 총회에서 회원사 비밀투표로 진행되고, 새 회장의 임기는 2025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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