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급락·급등·투매’…공포 심리에 흔들린 한국 금융시장

2026.02.06 13:51:19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 겹쳐
“변동성 확대 불가피…미국 경제 지표가 변수”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미국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장 초반부터 극심한 변동성에 휩싸였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미국 기술주의 수익성 우려가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번지고 있고,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주식·환율·가상자산 시장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가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0포인트 넘게 밀린 채 출발한 뒤 낙폭을 빠르게 확대하며 5000을 단숨에 하회했다. 장 초반 한때 4900선 아래까지 밀리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지수 변동성이 커지자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졌고, 이에 따라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 또한 5% 이상 하락하며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이 동시에 흔들렸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중단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제도로, 매도 사이드카 발동 시 일정 시간 동안 프로그램 매도 주문이 제한된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의 매도세가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 투자자는 유사한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다. 기관은 소폭 순매수에 그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금융주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종목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IT·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도 압력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졌던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과 리스크 축소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장 개시 전 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가 하한가에 체결되면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시장이 예상보다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주식시장 불안은 외환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으며 1470원대를 넘어섰다. 개장 직후 147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고, 장중에는 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돈을 달러로 바꾸면서 원화 약세가 나타난 가운데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과 엔화 약세까지 겹치며 원화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8선을 돌파하며 최근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회피 심리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비트코인이 장 초반 급락한 뒤 빠르게 반등하며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보였다. 한때 8900만원 선까지 밀린 뒤 9500만원대까지 회복했지만, 단기간 내 급등락이 반복되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 또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은 가격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국내 금 현물 가격도 하루 만에 5% 넘게 떨어졌다. 은 선물 가격 역시 두 자릿수에 가까운 급락률(9.1%)을 기록하며, 위험 회피 국면에서 나타나는 ‘현금화’ 성격의 매도 압력이 귀금속 시장까지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이번 조정을 단순한 국내 변수보다는 글로벌 리스크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성장 기대가 약화되고 고용 지표 둔화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전반적인 포지션 축소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며, 향후 미국 경제 지표와 글로벌 자금 흐름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다시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원화가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측면이 있다”며 “향후 시장 흐름은 미국 경제 지표와 글로벌 자금 이동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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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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