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 이견 확대가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30일 한국은행은 유상대 부총재 주재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중동 정세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는 금리 동결이라는 표면적 결과보다, 정책 방향을 둘러싼 연준 내부의 이견에 방점이 찍혔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3회 연속 유지했다. 그러나 금리 결정 과정에서 4명의 위원이 공식 반대 의견을 낸 점이 이목을 끌었다. 전체 위원 12명 중 공식 반대 의견이 4명이나 나온 것은 1992년 10월 이후 약 34년 만이다.
이처럼 내부 의견이 크게 갈린 가운데, 연준은 물가에 대한 경계 수위도 한층 높였다. 특히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의 안정화 신호가 확대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FOMC 결과가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미 국채 금리는 단기·장기물 모두 상승했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이 같은 흐름을 단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 확대로 해석했다. 정책 방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이다.
유상대 부총재는 “간밤 FOMC 회의에서 연준 내부의 의견이 상당폭 나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강조되면서 차기 연준 의장 취임 이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전쟁도 미-이란 협상 난항 등으로 장기화 우려가 커진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적기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대외 변수의 장기화 가능성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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