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세무사 시험을 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변호사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맡지 못하도록 제한한 현행 세무사법에 대해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최근 세무사 자격시험을 통과한 세무사 자격사에 한해서만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세무사법의 직업 자유침해 여부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현행 세무사법에 따르면,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만이 기획재정부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할 수 있다고 제한하고 있다. 세무사등록부 등록을 하지 못하면, 세무대리 업무를 맡을 수 없다.
헌재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서는 세무사보다 변호사에게 오히려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며 “심판대상 조항은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에게 세무대리를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대상 조항은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의미를 상실시키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는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중 가장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무대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입법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단, 단순 위헌결정을 할 경우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법 조항의 효력을 잠정 인정하기로 결정내렸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이 진정한 전문가인 변호사로부터 양질의 세무법률 서비스를 받게 됐다며 관련 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한 헌재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변호사 A씨는 2008년 10월 국세청에 세무대리 업무 등록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고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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