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사업전략 ②] ‘수입차’에 회사 명운 맡긴 한국GM

2019.01.21 08:37:33

트래버스·콜로라도 등 수입 판매 방식으로 회복 기반 마련
“시장 상황 녹록치 않아”…경쟁 가능한 가격정책 우선돼야

 

지난 한 해 국내 자동차 산업은 국내외 변수로 인한 실적 감소로 몸살을 앓았다. 게다가 올해 사업 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주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사업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지난해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연구·개발(R&D) 부문 법인 분리와 구조조정 등의 소용돌이로 판매 부진이 깊어진 한국GM은 올해 ‘수입차’를 들여와 회복의 기반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만대에 미달하는 우울한 내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야심차게 들여온 중형 SUV 이쿼녹스가 반년 간 1718대 팔리는 데 그쳤고 크루즈, 올란도 등 일부 모델이 단종되면서 전체 실적은 33.1% 떨어졌다.

 

내수 전체 판매량 중 45%를 책임지는 경차 스파크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볼륨 모델이 없는 점도 문제다. 결국 제품군 확대를 통해 내수 판매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한국GM은 올해 각종 신차를 통해 내수 부진 극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현재 지난해 말 출시한 말리부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들여올 수입차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 시장에 각각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들여와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통해 ‘트랙스-이쿼녹스-트래버스’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구축하고 콜로라도를 필두로 픽업트럭 수요층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두 모델을 들여올 경우 한국GM은 총 7개의 수입차 제품군을 갖추게 된다. 기존에 들여오던 전기차, 스포츠카, 대형 세단 등과 달리 최근 시장 규모를 키워가는 SUV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한국GM의 SUV 라인업 확장 등에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며 ““SUV 모델의 내수 시장 판매 비중을 향후 63%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쿼녹스의 흥행 실패 이후 한국GM의 신차 전략에 대해 의문 부호를 붙이고 있다. 야심작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이쿼녹스의 전례를 반복해서는 실적 회복도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쿼녹스의 경우 수입 판매 방식과 수입 이미지를 앞세운 마케팅을 펼쳤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수입차라고 하면 성능도 성능이지만 일단 이미지가 프리미엄 혹은 럭셔리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한국GM을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 입장에서는 수입 판매되는 모델이니까 수입차로 받아들여 줬으면 하는 마음이겠지만 소비자들이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게 중요하다”며 “브랜드 파워에서 현대·기아차가 우세한 만큼 국내 소비자들 다수는 나머지 브랜드들은 당연히 이들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입 판매 모델에 대해 가격 경쟁력을 더 좋게 갖출 수 없다면 이미지 마케팅으로라도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브랜드 파워를 쥐락펴락하는 시대에 지금과 같은 움직임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 선보일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역시 같은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트래버스가 출사표를 내는 대형 SUV 시장은 현대차의 팰리세이드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콜로라도가 진입하는 픽업트럭 시장도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가 판을 키워 녹록치 않다.

 

결국 한국GM이 이 두 모델의 수입 판매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면 경쟁 차종과의 단순 제원 비교에 앞서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국내 출시 시점이 다소 늦은 상황인 만큼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필요한 셈이다.

 

한편, 한국GM은 새해부터 신형 말리부와 이쿼녹스 등 주력 차종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만큼 맞춤형 가격정책을 통해 약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하고 판매량 반등을 도모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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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sukim@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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