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고령화 시대 새로운 복지 수단으로 ‘가족 신탁’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신탁은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이 나오는 추세다.
특히 복지형 가족신탁은 고령자, 장애자, 행위무능력자 등 재산관리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제한능력자’를 대상으로 해 위탁자 계층을 다양화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족 신탁을 활성화하기 위해 몇 가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3일 신영증권의 오영표 변호사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복지형 가족신탁 활성화를 위해 현행 법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먼저 복지형 가족신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소득세 비과세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형 가족신탁은 국가 재원이 투입돼야 할 복지 영역을 국민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므로 그만큼 혜택을 주자는 취지다.
또 금전을 집합해 운용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복지형 가족신탁은 자산가가 아닌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므로 신탁회사의 운용 효율성 측면에서 다수의 계좌에 있는 금전을 집합해 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자는 의미다.
나아가 다양한 복지형 가족신탁상품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개발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 제도적인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처 간 상설협의체’가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와 관련 오 변호사는 “신탁업 규제를 설계하는 금융위원회와 세법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민법을 담당하는 법무부, 장애인특별법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가사소송 및 비송사건 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법원이 참여하는 법무처 간 상설협의체가 구성돼야 복지형 가족신탁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국민이 복지형 가족신탁의 정의와 효과 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광고‧홍보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한 자본시장법상 신탁회사는 15% 초과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불가한데, 위탁자의 의결권지시권에 따라 지시하는 경우 예외를 허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오 변호사는 주장했다.
가업상속공제의 경우도 10년 이상 가업유지 사전요건을 충족시키는 도중 신탁을 할 경우 박탈되는데, 상속신탁의 경우 생전 100% 자익 신탁인 만큼 사전요건을 인정해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개진됐다.
신탁시장은 올해 수탁고 1000조원을 바라볼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특히 복지 수단으로의 ‘가족 신탁’은 자산가와 일반 대중은 물론 저소득층에게도 생존과 재산 보존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향후 가족 신탁은 고령자의 재산 보존과 안전한 노후생활자금 마련, 2040세대 조기 자산 확보를 통한 노노상속 이슈 해결, 상속 분쟁과 후견 분쟁 등을 사전에 예방해 사회적 비용 절감 측면에서 득이 있는 만큼 향후 보편적인 재산 보호 또는 증식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가족 신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현 상황을 반영한 ‘복지형 가족신탁 활성화를 위한 법제 및 세제 개선방안’ 세미나가 오는 13일 오전 10시부터 12시 40분까지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번 세미나는 조세금융신문과 (사)한국신탁학회, (사)금융조세포럼이 공동 주관하며,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다.
주제는 ‘가족신탁 세제’와 ‘가족신탁 법제’다. 오 변호사가 ‘가족신탁 법제’를 주제로 발표를 맡았고, 이환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가족신탁 세제’를 주제로 이어서 발표한다.
해당 세미나는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해 소수 인원만 오프라인 참관 가능하며 유튜브 ‘조세금융TV’를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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