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시에 지어진 공공주택 중 실제로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10일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내에 짓는 SH 장기공공주택 보유현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공공주택 22만3000호 중에 진짜는 10만1000호로 전체의 43% 밖에 안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매입임대와 행복주택은 '짝퉁 공공주택'으로, 전세임대 등 임차형 제도는 '가짜 공공주택'으로 평가했다.
매입임대는 국민과의 합의 없이 세금을 낭비하고 있으며, 임차형 주택은 사실상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공공주택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이 기준으로 서울시 공공주택을 봤을 때 매입임대 9만5000호, 행복주택 6000호 등 총 10만1000가 '짝퉁', 임차형 3만1000호는 '가짜'라는 것이다.
역대 서울시장들의 공공주택 실적도 살펴봤다. 경실련은 역대 시장들 재임 기간 모두 장기공공주택을 3만호도 공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시장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2만3만000, 박원순 시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2만7000호 늘렸을 뿐이다. 임기마다 세운 공급계획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랐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재임 기간을 고려했을 때 오 전 시장이 박 전 시장보다 2배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한 셈이라고 계산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 역시 정부와 마찬가지로 실적을 부풀리고 있었다. 서울시 공식자료에 따르면 민선 6기(2014년 하반기부터 2018년 하반기) 4년간 공공주택 실적이 계획된 6만호 보다 2만4000호 초과해 8만4000호를 공급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숫자 부풀리기로 실적만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이 같은 기간 4년간 SH 재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진짜 공공주택은 9000호 늘어나 5년간 1만호도 공급되지 않았다는 게 이번 조사로 들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재개발 임대의 비중이 높은데, 이는 건설사와 조합, 투기 세력에게만 막대한 이익을 제공하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서울시는 특별히 매입임대 비중이 전체의 41%로 높은 편인데 매입임대는 크게 재개발임대와 다가구 등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구분된다. 그 가운데 재개발 임대가 6만7000호로 매입임대 전체 9만5000호 중 71%를 차지했다.
재개발임대는 재개발·재건축 허가 시 용적률, 층고 상향 등과 같은 특혜를 제공하고 공공주택을 기부채납 받는 형식이다.
경실련은 “아파트로 공급되다 보니 다가구, 빌라 등과 같은 매입형보다 질적으로 나을 수 있다”라며 “그러나 공공이 건축비와 토지비를 지불하고 매입해야 하는 만큼 엄격한 개발이익환수장치라고 볼 수 없고, 예산낭비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서울시와 SH공사는 토지수용권과 토지용도변경 그리고 독점개발 특권을 행사해 시민의 권리를 희생하면서까지 확보한 공공택지를 재벌과 건설사에 매각해왔다”라며 “서울시가 해야 할 역할은 어렵게 확보된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나 공공주택을 통해 값싸고 질 좋은 공공아파트를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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