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재의 활짝 핀테크] 마이데이터는 내 데이터인가?(下)

2023.10.04 18:13:15

 

(조세금융신문=오익재 칼럼니스트)  외국의 마이데이터사업은 어떠한가?

세계 각국 정부는 금융분야를 중심으로 정보주체의 개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을 규정하여 개인화·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정책은 추진 국가에 따라 제공 정보의 범위와 참여기관, 오픈 API 의무화 여부 등 도입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공통적으로 고객동의 아래 제3자가 고객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정보 보유기관은 API 방식으로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금융산업의 경쟁 촉진과 혁신을 유도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 일본, EU,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정보 주체인 개인의 정보 이동권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권 내 개인 데이터를 오픈 API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였으나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야할 초개인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미국은 20만 건 이상의 가장 많은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는 국가이다.

 

미국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개인정보 공유를 통해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스마트공시 제도를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사후거부(Opt-Out) 제도가 있어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이 용이해 금융 정보 통합 조회, 데이터 분석서비스, 데이터 중개업체 등 관련 산업이 활성화 돼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마이데이터 사업 사례로는 요들리(Yodlee)와 민트닷컴(Mint.com)을 들 수 있다.

요들리는 미국 상위 16개 은행 등 1100개 기업과 제휴하고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데이터 중개기업이다. 요들리는 고객의 금융데이터를 한 번에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세무·금융·재무관리 관련 핀테크 회사인 인튜이트((Intuit Inc)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민트닷컴은 개인자산 관리 업체로 2006년 설립 당시 사용자가 30만 명이었으나 2022년 50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민트닷컴은 미국 내 대부분 은행 계좌의 입출금 관리와 신용카드 사용 내역, 대출 계좌, 증권 계좌 정보, 보험 등 개인의 모든 자산과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까지 통합 관리해주는 원스톱 자산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인튜이트는 전세계 자영업자 및 소기업들도 퀵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퀵북 비즈니스 네트워크(QuickBooks Business Network)를 확대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일본은 은행법을 개정해 마이데이터 산업과 유사한 ‘전자결제 등 대행업’을 도입하여 금융회사가 대행업자에게 오픈API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사례로는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의 정보은행과 에브리센스(EverySense)의 데이터거래소를 꼽을 수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의 정보은행은 개인의 동의하에 온오프라인 구매이력이나 이주기록, 건강 상태와 같은 개인정보를 확보해 상품 개발이나 고객 수요분석에 사용하고 개인에게는 정보 제공의 대가를 환원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개인정보은행에 보관된 개인정보를 신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고, 미쓰비시UFJ신탁은행과 소비자는 데이터 제공의 대가로 월 500~1000엔(약 5,000~10,000원)의 현금이나 서비스 이용권을 받는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소비자의 위치정보, 보행기록, 건강정보, 구매내역 등의 개인정보를 확보하며, 제공된 정보는 상품개발이나 고객 수요 분석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에브리센스는 데이터거래소의 중립적인 운영자로서, 거래 규칙을 정하고 결제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를 판매하는 업체로부터 10%의 거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데이터 판매에는 일본 여행사인 JTB 등 5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JTB는 이 데이터거래소를 통해 의료기관과 외국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ATM의 위치정보 등을 판매한다.

 

나머지 4개사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마다 보내오는 자동차 연비데이터, 100만 명 이상의 회원에게서 수집한 직업속성에 따른 가구데이터 등 인터넷기반 기업으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개인정보를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EU는 2018년 개인정보보호 법령(GDPR) 개정을 통해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영국은 마이데이터 정책을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개정 지급서비스지침(PSD2: Payment Sevices Directive II)을 통해 계좌정보서비스(Account Information Services)를 신설하고, 계좌정보서비스 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고객정보를 전송받기 위한 오픈 API 표준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PSD2의 주요내용은 카드 요금 지불의 과징금 개선, 제3자 제공자(Third Party Providers)’ 도입 및 규제, 온라인 결제시 강력한 고객 인증(Strong Customer Authentication)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제3 제공자에게 고객이 동의한 경우 오픈API로 금융정보 제공, 고객의 은행에서 타인의 계좌로 직접 자금을 이체해 주는 서비스, 고객 계좌 정보에 대한 접근을 허용해 고객의 은행별 계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오픈뱅킹포털은 계좌정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API 표준 및 가이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에서 개인데이터 저장소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인 디지미(Digi.me)는 개인정보의 주체적 관리와 보안 등은 확보하였다. 사용자에게 과도한 데이터 관리의 부담을 주고 있으며 초개인화 디지털 서비스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 정부는 2017년 재무성을 중심으로 오픈뱅킹 정책을 논의했고, 소비자데이터권리(Customer Data Right; CDR) 정책 도입을 결정했다.

 

CDR의 주요 목적은 소비자의 정보통제권을 강화하여 소비자가 정보 보유 기업에게 본인이나 본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2019년 하반기 관련 법안이 발효되었는데, 먼저 주요 4대 은행을 대상으로 신용·직불카드, 예금·거래계좌정보를 공개하도록 하였고, 2020년 2월부터는 주택담보, 일반대출 규모 등으로 제공 상품 범위를 확대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전망은?

금융위원회가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허가 신청자는 늘고 있으며,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는 일부 사업자만 금융 데이터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누구나 데이터 관련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마이데이터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외 마이데이터 도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앞으로 개인 금융 데이터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SNS 위치정보와 의료 정보 등 타 분야 데이터와 결합할 경우 우리가 생각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등장해 막대한 부가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회사는 금융업 진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교류가 활발히하여 마이데이터서비스 이용자 효용을 극대화 시켜아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권에만 국한된 사업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정보주체 중심의 안전한 개인데이터 활용 체계 확립을 위하여 마이데이터 체감서비스 발굴, 도입 및 확산 지원과 교육·컨설팅, 정책연구, 인식 제고 등 마이데이터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금융사, 핀테크회사, 소비재 전자유통사, 빅테크사, 통신사 등의 협업과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익재 칼럼니스트]

오익재원장(문화콘텐츠 산업현장교수)은 30여년 이상 여러 회사 및 협회, 단체에서 사업소통 직무를 담당하며 여러 저서를 집필했다. 현재는 산업현장교수제도를 활용하여 여러 기업 및 스타트업에 사내·고객·투자자·정부 등의 소통전략을 자문하면서 금융산업 소통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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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재 칼럼니스트 bc@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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