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게임사 크래프톤이 흥행참패를 맞았다.
‘중복청약 막차’라는 프리미엄도 뒷심을 발휘하진 못했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카카오뱅크 청약보다도 저조한 성적을 내며 체면을 구겼다.
이번 크래프톤 청약의 균등 배정 기준 경쟁률은 7.8대 1, 청약증거금은 5조원.
카카오뱅크의 경쟁률이 178대 1, 청약증거금이 58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시장 안팎의 반응을 종합해봤다. 크래프톤이 청약에서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높은 ‘최소 청약금’에 있었다.
청약을 위해선 최소 단위인 10주에 해당하는 증거금 249만원을 넣어야 했는데, 개인 투자자들이 쌈짓돈으로 투자하기엔 진입 장벽이 다소 높았다.
지속적으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점도 발목을 잡았다.
최근 IPO 대어들이 잇달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에 실패한 점도 투자자들의 반응을 차갑게 식혔다.
공모주 투자는 위험부담 없이 무조건 일정 이상 수익이 보장된다던 것도 ‘옛말’이 된 셈이다.
그런 점에서 크래프톤 청약의 흥행 부진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흥행 일변도던 IPO시장에 또 한 번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여러번의 IPO 흥행 실패를 경험한 개인 투자자들은 어디를 택할까.
학습효과가 생긴 만큼 IPO 시장 내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업의 청약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벨류에이션을 통한 적정 공모가 산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관련 지식수준이 높아지면서 투기성은 옅어지고 투자 경향이 강해진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이젠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할 만한 기업을 고른다는 뜻이다.
고실적을 바탕으로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탄탄한 종목에 투자가 집중되는 형국이다. 등락이 반복되는 순환장세 속에서 시장 주도주가 되기도 전에 성공확률이 높은 투자처를 발빠르게 선점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신중해진 개인 투자자들은 막연하게 따상을 꿈꾸며 단기 오버슈팅의 피해자가 되기보단, 상장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 등을 제대로 살펴보는 쪽을 택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 IPO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롯데렌탈이 잇따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시장 흐름을 살펴볼 것, 재무재표를 확인할 것, 주식 거래량과 수급을 따져볼 것. 당연하고 오래된 이론 속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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