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尹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부활…사라진 대통령 마스크와 대변인

2022.07.12 15:47:48

대변인 없는 대통령 원맨 플레이
‘다같이 같은 건물’ 출입기자들 건강이 대통령의 건강까지도 연결
말 섞이지 않는 단답, 외길 행보 고집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잠정 중단했던 도어스테핑을 하루 만에 부활시켰다. 약 8여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기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플라스틱 투명 차단막이 설치됐으며, 기자들은 경호를 이유로 육성을 따기 위한 집음기조차 대통령에게 가져다 댈 수 없었다. 그리고 하루 만의 도어스테핑 부활보다 눈에 띈 것은 다름아닌 대통령 마스크의 부활이었다.

 

 

지난 4월 18일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모든 조치를 해제했다.

 

5월 2일에는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도 바뀌어 실내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지만, 실외에서라면 50인 미만 집회나 공연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바뀌었다.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지만, 대통령은 역시 회의석상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보여주며 일상 속 회복을 서둘렀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글로벌 공통 추세였다. WHO는 경제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방역수칙을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4월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마지막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랐던 아크릴 판도 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취임 초반에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얼마 안 가 회의석상에서는 맨 얼굴을 보여주며 일상의 복귀를 재촉했다.

 

 

◇ 대통령도 깜짝 놀란 코로나 재유행

 

오미크론 BA4‧BA5 변이가 면역돌파를 무기로 새로운 우세종(높은 전염성)으로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과거만큼 위기감을 느낄 수준도 아니며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치명률이 우려 단계는 아니며, 전염은 계절적 요인 등이 작용하기에 좀 더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확산세는 명백하다.

 

신규 감염자 수보다 중요한 것은 감염재생산지수(Rt)다. 이 지수는 확진자 한 명당 몇 명에게 전염시키는 지를 뜻한다. 1보다 떨어지면 감염 감소세, 1보다 올라가면 확산세라고 판정한다.

 

신규 감염자가 많아도 지수가 떨어지면 감염자가 계속 줄어들 것이란 뜻이기에 확진자 수가 많아도 긍정적으로 추이를 볼 수 있다.

 

실제 5월 3주(5.15~5.21)의 경우 주간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2만5979명이었지만, 감염재생산지수는 0.83, 그 다음 주는 0.81, 다다음주는 0.74로 떨어지던 상황이었다.

 

6월 3주차에 들어서면서 0.79에서 0.86으로 증가한 감염재생산지수는 7월 1주차에 들어 1.40으로까지 올라 버렸다. 주간 확진자 수는 11만1910명, 전주 대비 무려 87.0%나 늘어난 수치였다.

 

 

◇ 패싱된 대통령실 대변인

 

윤석열 대통령은 그럼에도 마스크까지는 착용하지 않았었다.

 

아직도 방역수칙 상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원칙이며, 위반 시 과태료 대상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탈 마스크는 예외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

 

대통령은 제1의 정치인이며, 얼굴 공개조차 공적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6월 중하순부터 재유행이 예고된 가운데 지난 9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서 신규확진자 5명이 발생하자 용산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11일 확진자 수는 급기야 10명으로 늘어났다.

 

대통령실에 비상이 걸린 건 갑작스런 감염 확산 때문만은 아니었다.

 

출입기자들의 건강이 곧 대통령의 건강과 연계되는 구조적 약점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청와대 시절에는 기자들이 머무는 건물(춘추관). 대통령의 일하는 건물(위민관)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었고, 대통령실 소통 역시 대통령의 직접 기자미팅이 아니라 춘추관 대변인 브리핑으로 진행됐었다. 그러하기에 출입기자 감염이 대통령 건강에 위협을 끼칠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하지만 용산으로 넘어온 후부터 대통령과 기자들이 건물도 같이 쓰고, 언론 소통도 대통령 본인의 직접 미팅(도어스테핑)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11일 도어스테핑 잠정중단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만회의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용산 대통령실 이전, 그리고 대통령 도어스테핑으로 인한 대변인 패싱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하루뿐이긴 했지만 소통잠정 중단이란 소식이 뉴스지면에 오를 일이 없었다.

 

물론 용산 이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대통령실 대변인이 나서서 소통을 이어가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나를 통과하지 않는 소통은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나 외에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인지 어떤 뜻인지는 모르지만, 대변인 브리핑도 최대한 줄이고, 그나마도 서면 브리핑으로 대체하겠다고 결정했다.

 

대통령의 속마음이 무엇이든지 간에 대변인실에 대한 신뢰가 있어보이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만은 명확하다.

 

이젠 여당 진영에서조차도 민망해 할 정도로 언론에서 대변인의 모습이 흐릿해지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 마스크를 고쳐 쓴 尹의 고집, 일방통행

 

8일까지 맨 얼굴로 출근하던 대통령은 11일 잠정 중단했지만, 12일 출근자리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며 재차 도어스테핑에 나섰다.

 

행동 자체는 국민들에게 오미크론 BA4‧BA5 변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그리고 대통령의 건강을 지키는, 매우 긍정적인 일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소통 측면에서 부활한 도어스테핑의 모양새는 실로 안타까운 모양새였다.

 

서로 말이 얽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 통보다.

 

서로 멀리감치 떨어져서 ‘내 말 들려요? 들리죠?’ 식으로 말을 물어갔고, 사람이 소통을 이어가는 게 아니라 소통의 형식이 사람을 끌어가는 듯 했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은 설명 없는 단답 소통을 바꿀 마음이 없어 보인다.

 

대통령과 기자들간 대화시간도 짧고, 발언 기회도 몇몇에게만 집중된다. 조금이라도 말이 길어지면 오늘은 질문이 많네?란 말이 튀어 나온다. 단답도 소통이 될 수 있지만, 단답만 하는 것은 소통이 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길 행보가 대통령과 기자들 간 멀어진 거리보다도 더 멀어진 민심을 되돌릴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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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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