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올해 중 8%선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가계는 물론 소상공인 포함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에서 3.25%로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주담대 금리가 연내 8%에 다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신규 코픽스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5.31~7.17%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연 5.18∼6.82%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단과 상단이 각각 0.13%p, 0.35%p 올랐다. 만약 기준금리 인상 추가분을 반영해 주담대 금리가 8%를 돌파단다면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의 일이다.
은행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신용 등급이 낮은 차주라면 이미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넘긴 케이스도 있다. 만약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하는 기조를 유지, (대략적으로) 최고 3.75%까지 올린다면 주담대 금리 상단이 9%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금융 취약 계층과 한계 기업이 증가할 수 있고 이는 금융권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면서 대출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실제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0.25%p) 결정에 따라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약 3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9월 말 기준 카드 대금을 제외한 1756조8000억원으로 여기에 같은 달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78.5%)를 적용,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된 것을 반영하면 이자 부담은 약 3조4500억원(1756조8000억원×78.5%×0.25%) 가량 더 증가한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개인 차주 뿐만이 아니다. 자영업자 포함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준금리가 0.25%p 증가하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약 2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이른바 ‘역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금리 인상과 최근 불안정한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이 맞물리며 과거 자산시장으로 이동했던 돈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인해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최소 내년까지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역머니무브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금융권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부진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 역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들은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금금리에 즉시 반영하는데엔 조심스럽단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으므로, 은행 입장에선 예금 금리 인상 폭을 두고 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최근 “업권 간, 업권 내 과당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자금조달여건 개선 및 시장안정과 관련된 필요 조치는 적극 검토해 가능한 조치부터 즉각 추진하고 시장 내 불안감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는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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