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예상과 같이 11월 ‘스몰컷(기준금리 0.25%p 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이달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1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한 때 1400원을 넘어섰고, 치솟은 가계부채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75~5.0%에서 4.5~4.75%로 0.25%p 인하했다.
이는 2022년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2년 6개월 만인 올해 9월 ‘빅컷(기준금리 0.50%p 인하)’을 결정한 이후 두 번째 인하다.
결정문을 통해 Fed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과 관련한 위험이 대략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현재 상태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현재 통화정책은 제약적이다. 통화정책 기조를 더 중립적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 내수 부진 우려있으나 환율 부담도 커
미국이 스몰컷을 단행하면서 한국은 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지난달 종합 국정감사에서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난달부터 시작한 거시안정성 정책이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지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지난 6일 기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약 7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트럼프 후보가 관세 인상 등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던 만큼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00원대로 내려왔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1% 성장하는데 그쳤고, 상품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요소지만, 환율이 높고 가계부채 상황이 안심하기엔 이른 점 등이 한은의 고민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중 금리를 일단 동결하고,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발표한 ‘11월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한은이 물가 오름세 완화, 가계부채 증가 폭 축소, 경기둔화 우려에도 지난달 금리 인하 효과의 점검 필요성, 최근 높아진 외환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은 8일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의 11월 FOMC가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미 대선 직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상승했다가 상당 부분 되돌려졌고 금리‧주가 등 여타 가격 변수의 변동폭도 비교적 제한적이었다”며 “향후 글로벌 성장 및 물가 흐름과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세부내용 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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