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 금리 동결 결정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이날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과 일치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한 100명 가운데 99%가 이달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저성장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기선행지수나 수출 등 일부 경제 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경기 반등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동결 전망이 압도적인 배경을 전했다.
실제로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하고 반도체 부진이 완화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경제 동향에 대해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0.7%로 반등해 지난해 불거졌던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를 덜어냈다.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웠던 미중 무역분쟁은 양국이 지난 15일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하면서 '휴전' 국면으로 들어섰다. 2단계 협상이 남았지만 당분간 추가 확전 가능성을 줄이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가 집값 안정에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추가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집값 상승이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2천억원 늘어 12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세가 12·16 대책 이후 주춤해지고 정부도 집값 안정을 위해선 더욱 강력한 정책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에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낮은 물가 상승률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컸다"며 "올해는 경기 회복세가 조금씩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기업부채와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낮은 경제 성장세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한은이 상반기 또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제 상황을 봤을 때 한은이 작년 11월에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2.3%)를 달성할 가능성은 썩 높지 않다"며 "낮은 성장세와 물가를 고려할 때 2분기 중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상반기 중 금리결정 회의는 2월 27일과 4월 9일, 5월 28일 세 차례를 남겨놓고 있다. 4월에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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