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주거 패러다임의 혁신이 필요하다

2024.09.10 07:38:46

 

(조세금융신문=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공동주택 중에서도 아파트의 경우에는 공유공간이 점점 고급화하고 있으며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노인정과 어린이집 정도였다면 지금은 헬스장을 비롯하여 골프연습장, 사우나, 수영장, 심지어 단지 내 카페 등 다양한 공유공간을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화공간까지도 공유공간으로 만들고 있으며 단지 규모에 따라서는 게스트하우스까지 겸비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도 단지 환경이 점점 고급화‧다양화하면서 예전에는 화단과 주차 공간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주차 공간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외부 주차 공간보다 단지 내 수변공간과 분수대나 산책길 등 주민 휴식 공간과 어린이 놀이공간 등으로 변하면서 공유공간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문제는 단지를 이루는 공동주택 중에서도 아파트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비아파트 부분인 다세대 주택이나 연립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그리고 준주택인 오피스텔이 내외부적으로 공유공간의 개발과 서비스가 부족한 상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파트처럼 단지 규모가 크지 않고 1동 또는 2~3동 규모로 그 규모가 작다 보니 공유면적을 넓히지 못하고 오히려 전용면적을 넓히는 데 중점을 두어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주택들도 공유면적을 늘려서 공유공간 활용을 다양화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오피스텔의 경우 공유미팅룸을 만들거나 공유도서실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아파트단지의 공유공간에 대한 변화와 관리 그리고 비아파트 부분의 공유공간에 대한 개발과 관리는 미래 주거문화의 변화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첫째, 인구감소 시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문화의 변화

 

세대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로 일정 세대수가 넘는 경우에 이들을 위한 공유공간이 새로운 형태로 변하고 있다. 1~2인 가구의 대부분은 서민 주거 환경 속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내부 공간의 구성은 개인이 주로 활동하고 거주하는 방과 분리하여 소규모로 구성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미래 1~2인 가구의 구성은 잠자는 공간 이외에는 대부분 공유공간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 질 것이며 이들을 위한 휴게공간(미팅룸 또는 카페)과 독서실(도서실) 등은 매우 필요한 시설이 될 것이다.

 

물론,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택은 도시형생활주택이거나 준주택인 오피스텔로 예전의 다세대 주택이나 연립주택처럼 전체 규모에서는 그렇게 적지 않은 규모다. 따라서 단지 내 휴게공간이나 독서실 등을 제외하고라도 헬스장과 최소한의 커뮤니티 시설은 있어야 한다.

 

특히, 준주택인 기숙사형으로 공급하는 경우에는 같은 건물, 같은 층에 공유주방과 공유휴게 공간은 꼭 필요한 시설이 될 것이다. 또한 향후 1~2인 가구의 주거시설에 도입되어야 할 공유시설은 바로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게스트하우스와 재택근무가 가능한 공유사무실 공간도 늘어나야 한다.

 

특히, 세대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1~2인 가구의 대부분은 아침 식사를 거르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점심과 저녁은 집이 아닌 밖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건강상 이유로도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이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공유식당 운영은 꼭 필요한 주거문화 변화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소규모 주택단지에도 도입될 필요가 있으며 도입이 어려운 경우 인접 단지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유문화조성도 필요하다.

 

둘째, 기존 공동주택 주거문화의 변화

 

기존 단지형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빈부격차에 따른 공유공간도 차별화되고 있다. 최근 지어진 고급 아파트단지의 경우 게스트하우스 공급은 당연한 시설이며 내부적으로 서비스면적의 확대와 주방의 이중구조 즉, 냄새가 나는 음식 조리는 다른 쪽 공간으로 배치하여 내부 공간과 분리시키고 있으며 층고 높이도 예전보다 더 높게 구성하여 개방감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부 공간의 자재도 점점 고급화되면서 국내산보다는 외국산 자재를 사용하는가 하면 본래 설계 도면에 없었던 시설 중 음식물 처리시설이나 피난계단 시설처럼 피난구 시설 그리고 실내 CCTV설치 등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외부공간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지 내 공원 조성은 수변공간과 산책길 등 휴식 공간으로 연결 구성하고 있으며 내부는 아파트 형태, 외부는 단독주택 분위기를 살리는 이중 주거 공간 구성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주방도 예전의 주방이 아닌 점점 기능화로 변할 것이다. 예를 들면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음식을 조리해 먹겠지만 그렇지 않고 급한 경우에는 냉장고와 같은 케비넷을 이용한 음식물 제조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따라서 주거문화의 변화는 이런 점을 간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한 정보통신의 발달은 주거문화를 변화시킴은 물론 주거비를 상승시키고 있다. 단지를 이루는 경우에는 단지 공동으로, 나홀로 아파트의 경우에는 동별로 공동 정보통신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주거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세대별 내부 CCTV 설치는 주거 안전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급 공동주택은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중‧서민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단지 내 공유공간을 외부에 개방함으로써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상생의 공간을 조성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렇게 단지를 개방하려면 이에 따른 범죄예방 등 문제점도 사전에 점검하고 예방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개방의 정도도 단지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단계별로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단지 내 산책길부터 개방을 하고 이어서 골프연습장, 헬스장, 사우나, 수영장 등을 개방하면 최소한의 단지 내 수익사업도 될 수 있다.

 

셋째, 단독주택 주거문화의 변화

 

단독주택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주거문화다.

 

그러나 1960년대 공동주택 문화가 도입되면서 대도시의 경우 단독주택이 점점 사라져 모두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변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신축한 지 30년만 넘으면 노후‧불량한 단독 주택지로 분류되어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주거문화인 아파트단지가 여지없이 들어선다.

 

그러나 기존의 고급 단독 주택지나 새로운 택지지구의 신규 단독 주택지는 주거문화가 예전과는 전혀 다른 고급화, 첨단화, 기능화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단독주택문화를 살리고 새로운 주거문화로 정착시키려면 우리의 주거문화에 대한 생각도 변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스스로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존도시의 단독주택은 대부분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주차 대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주차 공유공간 설치가 필요하며 앞집과 옆집의 담을 없애고 차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문화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좁은 골목길도 내 집 앞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으며 앞집과 옆집에 피어나는 꽃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담을 없애는 문화가 조성되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넓어지고 주택가 내 중간중간 쌈지공원을 조성하면 주민 운동시설 설치는 물론 공동체를 위한 공유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너무 물리적 노후화에 치중하여 단독주택을 헐고 아파트를 신축하는 문화는 도시 토지가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하면 토지이용측면에서 좋을 수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제적 손실도 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과 문화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가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넷째, 주거문화의 연속성과 지속성

 

결국, 주거공간 조성은 입주자 단독공간을 줄이고 공유공간이 늘어나는 형태로 바뀔 것이다. 특히,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거문화 중 공유공간 문화의 변화는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으로 가는 공유공간 조성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함께하는 세상의 공유공간 중 지역 내 또는 단지 내 아이돌봄 공유공간 조성은 시급한 과제다.

 

단지 내 아이돌봄 공유공간이 조성된다면 출근길에 아이를 아이돌봄 공간에 맡기고 퇴근길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문화조성이 필요하다. 이렇게만 된다면 출산율은 높아질 것이다. 돈을 주고, 집을 준다고 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양육을 책임지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출산율이 높이질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고령화다. 노인층의 미래는 지금 젊은 세대가 맡아야 할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단지 내 또는 지역 내 공유공간 중 노인복지 공간을 넓힐 필요가 있다. 노인의 질병이 줄어들어야만 젊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특히,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한 주택공급은 도심지에서 유일한 주택공급 방법이지만 일률적으로 상가를 신축하고 아파트를 신축하는 것도 이제는 변화를 줄 때가 되었다. 예를 들면 상가건물이 꼭 2~5층으로 낮을 필요는 없다.

 

주상복합건물로 20~40층 높게 짓고 그 상가 위는 노인주택으로 공급하면 노인들은 같은 건물에서 장을 보고 식당 및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단지에 자식과 함께 살게 되면 노인 돌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국가의 노인 주거 문제를 일부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정비사업 과정에 정부는 특별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장려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주거문화도 변하고 있다

 

이제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변했다. 출산율 뿐만 아니라 1~2인 가구 증가도 점점 늘어나 2022년 기준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4.5%인 750만 2000가구로 전체 인구 분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2인 가구는 28.8%, 1인 및 2인 가구의 합계 비중은 63.3%인 것으로 발표되었다.

 

하지만 3인 가구 및 4인 이상 가구는 각각 19.4%, 17.6%에 불과하여 2015년 대비 1인 가구는 7.3%, 2인 가구는 2.7% 각각 증가한 반면, 3인 가구는 -2.3%, 4인 가구 이상은 -7.6%로 각각 감소하였다고 한다. 앞으로도 1~2인 가구는 더 증가할 것이며 3~4인 가구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물론 1~2인 가구 속에는 노인가구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인구구조 변화는 주거문화도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주거문화 변화가 고급화, 첨단화, 기능화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아이와 노인이 함께 보호받고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주거문화 조성은 꼭 필요하다.

 

특히, 주거공간을 제외한 공유공간은 모두 단지 내 주민들(입주자)은 물론 이웃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유공간의 확보와 변화는 개인도 공공도 아닌 국민과 공공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프로필]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현)(사)한국부동산융복합학회 회장, (사)대한부동산학회 명예회장

•(현)한국경제평론가협회 부회장

•(현)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

•(현)국토교통부 주택공급혁신위원회 위원

•(현)국토교통부 성과관리평가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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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djk11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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