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방북자에 대한 관세청 개인휴대품 규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방북할 때는 국내 이동처럼 보면서도 돌아올 때는 관세를 적용하는 등 규정 자체가 모순됐다는 지적이다.
향후 남북 간 교류를 민족내부거래로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규정 정비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북한에서 들어올 때 인천공항을 통해 면세점 사용이 가능한가”라고 노석환 관세청장에 물었다.
노 관세청장이 “못하는 거로 안다”라고 답하자 홍 의원은 “그러면 북한에서 들어올 때 왜 휴대품신고서를 작성하는가. 휴대품신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관세법 적용을 받는 것 아닌가”하고 따져 물었다.
한국에게 북한은 국가나 정부가 아니다. 우리 헌법상 한반도 내 두 개의 정부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북은 국경을 오간 게 아니기에 방북자도 공항 면세점 이용을 할 수 없다. 그런데 방북했다가 돌아온 개인의 휴대품에 대해서는 대우가 180도로 달라진다. 마치 해외여행객인 양 개인 휴대품 물품에 대해 관세를 적용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 적용 수준도 다른 나라보다 엄격하다.
예를 들어 미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개인의 경우 해외에서 사 온 휴대품에 대해 600달러까지 관세를 면제해준다.
반면 북한을 방문했다가 돌아온 개인은 300달러까지밖에 면세한도를 적용받지 못한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남북 간 거래를 민족 내부거래 외의 거래로 해석할 빌미를 줄 수 있다.
홍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민이 경상도에서 사 온 물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라며 “그런데 관세청은 북한으로 갈 때와 들어올 때를 서로 달리 취급하는 모순된 행정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세당국에서는 집행기관으로서 법을 따랐다는 입장이다.
노 관세청장은 “(법 개정은) 저희가 할 부분은 아니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세법을 적용하게 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남북간 교류에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면 개인 휴대품 규정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통일부,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 관계기관들이 협의해서 민족내부거래를 위한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라면서 “현 상태로는 WTO에서 남북간 교류를 민족내부거래로 인정 못 받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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