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칼럼] 미얀마(1) - 여행을 시작하며

2021.05.01 05:50:26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와 인도 대륙 사이에는 미얀마(옛 이름: 버마)라는 나라가 있다.

 

일찍이 찬란한 고대 국가를 건설했던 나라이지만 현재에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태국과 인도 등 주변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다.

 

동남아의 대부분 나라가 그러하듯 미얀마 역시 서양 열강들의 침략과 식민지 통치를 거쳐 50여 년 넘도록 군부 세력이 나라를 장악했던 격동기를 거치게 된다. 우리에게는 1983년 랑군(지금의 양곤)에서 자행된 아웅 산 테러 사건으로 더 알려진 나라이기도 하다. 오랜 군정 끝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정이 들어서면서 개혁과 개방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신변벽두부터 군부 쿠데타로 인해 다시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얀마를 다녀온 지는 5년 전의 일이다. 당시만 해도 가난하지만, 신앙심으로 내재하여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평화’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는데, 쿠데타세력과 맨몸으로 맞서는 오늘 그들의 모습에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결기가 느껴졌다. 하루빨리 평화를 되찾고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그들의 얼굴에 다시 따뜻한 미소가 끊이지 않기를 기원하며 미얀마 여행기를 시작한다.

 


미얀마는 오랜 군정으로 인해 개발이 뒤처졌고 그로 인해 동남아의 대표적 가난한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한반도 3배 크기의 면적에 개발되지 않은 풍부한 지하자원과 2000km에 이르는 벵골만과 안다만의 바다 자원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 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미얀마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역시 오랜 역사와 전통이다. 대표적 불교국가인 미얀마는 나라 전체가 불국토(佛國土)라 불릴 만큼 수천여 개의 탑이 나라 곳곳에 널리 조성되어 있다. 미얀마를 여행하다 보면 사원과 불탑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오래된 것은 2000여 년 전에 조성된 것도 있고 현재에도 새롭게 조성되는 탑과 사원도 있다. 그러니 불탑의 나라라고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미얀마의 주요 역사 유적지로는 최근까지 미얀마의 수도였던 양곤과 그리고 바간, 만달레이, 사가잉 등이 대표적인 불교 유적 도시다. 이곳들은 대부분 중세에 고대 왕조가 들어섰던 곳으로 현재에도 많은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는 곳이다.

 

 

 

 

양곤(Yangon)

 

아름다운 호수와 나무가 잘 어우러진 도시 양곤은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네피도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미얀마의 수도였다. 미얀마의 젖줄 이라와디강의 삼각주에 위치한 양곤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물적 인적 교류가 가장 많이 이뤄진 도시다. 현재에도 미얀마를 대표하는 제1의 상업 도시로서 외국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양곤에는 세계적 명상센터인 마하시 명상센터와 2500년 전에 조성되기 시작하여 현재에도 조성되고 있는 쉐다곤(Shwedagon) 파고다, 600여 톤에 이르는 대리석으로 불상이 조성된 로카찬다(Rokhachanta) 파고다 등이 있다. 또한 양곤은 해마다 수만 명의 순례자가 찾아오는 성지이기도 하다.

 

 

 

 

마하시(Mahasi) 명상센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위파사나 명상센터다. 마하시사야도라는 미얀마 승려에 의해 설립된 이 명상센터는 오늘날 전 세계에 500여 곳의 분원을 두고 있으며, 출가자와 재가자 구분 없이 누구나 명상수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수천 명의 수행자들로 날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매일 열 시가 되면 거행되는 탁발 행렬이 장관이다. 위파사나는 상좌부 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으로 삼법인에 대한 깨달음을 의미한다.

 

 

로카찬다(Rokhachanta) 파고다

 

만달레이 지역의 산속 광산에 묻혀있던 미완성 옥원석 불상을 발견, 3여 년에 걸쳐 국가 차원에서 발굴하고 양곤까지 이동하여 조성한 사원이다. 이 불상의 재질은 옥이며 발굴 당시 그 무게가 무려 1000톤에 이르렀고 완성된 현재의 불상 무게도 600킬로에 이른다. 발굴된 계기나 그리고 현재 위치에 조성하기까지 불가사의라 여길 만큼 20세기 미얀마 불교를 대변하는 초대형 불사였다.

 

 

 

 

아웅 산 추모탑

 

1983년 아웅 산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한국 정부의 대표단들이 북한의 폭탄테러에 의해 희생당한 장소다. 당시 한국 대표단 17명과 미얀마인 4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KAL기 폭파사건과 함께 분단국가에서 일어난 최대의 비극적 사건 중 하나다. 이때 희생된 대표단을 추모하기 위하여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에 추모비를 세워 그들을 추모하고 있다.

 

쉐다곤(Shwedagon) 파고다

 

탑의 나라 미얀마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파고다가 ‘쉐다곤 파고다’다. 쉐다곤 파고다는 축구장 4개 크기의 방대한 크기뿐만 아니라 화려함과 섬세한 조각품들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절로 나게 한다. 쉐다곤 파고다는 2500여 년 전 부처님 당시부터 건립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조성하고 있다. 탑은 7톤에 이르는 금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상층부에는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각종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다. 특히 해가 질 무렵 더욱더 붉어지는 광채는 눈부시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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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여행작가 ceo@ani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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