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칼럼] 반도의 끝, 대서양의 시작 포르투갈 리스본

2020.08.08 07:00:00

(조세금융신문=황준호여행작가) 스페인을 떠나 이베리아반도 서쪽으로 향한다. 낮은 구릉과 평원, 그리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작은 마을과 올리브 농장. 이베리아반도를 며칠째 지나오다 보니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길은 그렇게 이어지고 세비야를 떠나 두시간여, 국경선을 넘는다.

 

사실 현지 가이드의 안내가 없었다면 국경선을 지나갔는지조차도 모를 만큼 길옆에 놓인 작은 표지판 외에는 검문소도 상징적인 철조망도 없다. 이렇게 쉽사리 국경을 넘다니, 이념적 대립으로 인해 수 십 년째 분단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춰볼 때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경의 형태는 상상조차 못 할 풍경이었다.

 

흔히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일컬어 대항해 시대를 이끈 나라이자 한때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 불릴 만큼 전 세계를 휩쓸고 다니며 신대륙 발견과 식민지 정책을 확대해왔던 나라들이기도 하다. 겉으로 볼 때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철조망 같은 국경선도 없을 만큼 가까운 이웃 나라처럼 보이지만 오래 전부터 역사적으로 두 나라는 대단한 경쟁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중세 아프리카 무어인들에 의해 지배당했던 시대와 독립투쟁, 포르투갈 왕조 건국, 신대륙발견 등에서 이웃 나라 스페인과 비슷한 역사의 결을 같이한다. 20세기 들어서도 군부세력에 의한 혼란스러운 통치 시절도 비슷하다. 우리에게는 촛불혁명과 비슷한 무혈로 독재정권을 교체한 카네이션 혁명으로도 알려진 국가가 포르투갈이다.

 


오늘날 포르투갈은 유럽의 낙후된 변방 국가로 전락하였지만 한때 대항해 시대를 열며 해양 제국을 건설한 국가로 지금도 곳곳에 번창했던 시대의 유적과 유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국가의 흥망성쇠와 부귀영화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한국으로부터는 서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이며 스페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스페인과 연계한 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해마다 포르투갈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포르투갈의 심장 리스본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은 드넓은 테주강을 따라 세워진 항구도시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가운데 한 곳이다. 1255년 수도가 된 후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으며 대항해시대에는 유럽 최고의 상업 도시로까지 성장하기도 하였다.

 

안타깝게도 1755년 11월에 발생한 리스본 대지진으로 인해 시가지 대부분이 파괴되어 중세 이전의 유적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지금의 리스본은 대지진으로 말미암아 새롭게 복구한 구시가지와 20세기 이후 건설된 신시가지로 나뉘어 있다.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은 구시가지이며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는 하루 정도면 충분하다.

 

 

리 베드라데 거리(Av. da Liberdade)

 

리스본의 중심 거리인 리 베드라데 거리는 대지진 이후 새롭게 건설한 계획도시 지역이며 오늘날에도 리스본 최대의 번화가로 항상 사람들로 북적댄다. 포르투갈의 샹젤리제라도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오래된 플라타너스들과 주변의 카페 등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유럽의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imos)

 

리스본을 상징하는 건축물을 꼽으라면 단연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꼽는다. 화려했던 대항해 시대의 탐험가들을 기념하기 위해 건축한 이곳은 석회석을 이용해 마치 조각하듯 섬세하며 웅장하게 지은 수도원으로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걸작 건축물이다. 포르투갈의 대표 시인 루이스데 카몽이스의 석관이 이곳에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직항로를 발견한 대항해 시대의 탐험가 바스쿠 다 마가(Vasco da Gama)의 무덤도 이곳에 있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벨렝탑(Belem Tower)

 

리스본 벨렝지역에 있는 탑으로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쿠다 마가(Vasco da Gama)의 세계 일주를 기념해 세운 탑이다. 오늘날에는 선박 출입을 관리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함께 1983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에두아르도 7세 공원(Parque Eduardo VII)

 

리 베드라데 거리와 연계된 에두아르도 7세 공원은 대지진이후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설계되었는데, 1903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포르투갈 방문을 기념해 에두아르도 7세 공원이라 칭하게 된 공원이다. 공원에는 다양한 식물과 울창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어 리스본의 허파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리스본 시내 전경과 테주강이 한눈에 들어와 시원스러운 풍경을 볼 수가 있다.

 

 

포르투갈의 맛, 에그타르트

 

포르투갈 하면 빠뜨릴 수 없는 게 리스본의 명물 에그타르트이다. 에그타르트는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수녀들이 만들어 먹던 레시피였다고 하는데, 파스테이스 드 벨렝이라는 작은 베이커리에서 1832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세계 곳곳에 알려질 만큼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리스본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원조 에그타르트를 맛보기 위해서는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 있는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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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여행작가 ceo@ani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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