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칼럼] 겨울철 별미, 꼬막

2023.12.27 12:27:58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꼬막은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으로 나눈다.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흔히 나오는 꼬막이 새꼬막이고, 크기가 가장 크며 뚜껑을 열면 피처럼 붉은색 내장이 들어있는 것이 피꼬막이다. 피꼬막은 회로도 먹는다. 반면 새꼬막보다 골이 깊으며 벌교 부근에서 많이 잡히는 참꼬막은 그 맛이 뛰어나 꼬막 중에 으뜸으로 친다.

 

꼬막의 구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꼬막의 형태는 둥근 조개 모양을 띠고 있으며 가리비 등에서 볼 수 있는 부채꼴 모양의 굴곡진 방사륵(조개의 껍데기 겉면에 있는 부챗살처럼 도드라진 줄기)이 있는데, 이 방사륵의 수가 17~18개인 것이 참꼬막, 32개인 것이 새꼬막, 40여 개 인 것이 피꼬막이다.

 

 

맛이 뛰어난 시기는 늦가을부터 겨울 갓 지난 이른 봄까지며, 지금은 서해안을 비롯하여 뻘이 있는 곳에서 양식을 많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벌교를 비롯한 여자만 인근 갯벌은 꼬막이 자라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어 자연산 꼬막의 최대 서식지로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벌교 꼬막은 이곳 뻘 특성상 여전히 갯벌 위를 끌고 다니는 뻘배를 이용하여 수작업으로 잡는다.

 

남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거리이다. 적어도 남도에서는 여행을 다니다가 끼니때가 되면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있는 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소문난 맛집들 한두 곳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벌교도 그러한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 국내 최고 품질의 꼬막 생산지로 유명한 벌교는 꼬막의 고장답게 꼬막요리가 발달하였고, 식당 대부분 역시 꼬막을 주재료로 하는 곳들이 많다.

 


꼬막 전문 식당에서는 꼬막 탕수, 꼬막전, 꼬막 초무침 등 꼬막을 주재료로 백반정식처럼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온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꼬막의 으뜸은 살짝 데쳐내어 낱알로 까먹는 꼬막 숙회다. 꼬막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숙회로 먹어봐야 한다.

 

 

벌교 읍내에는 이런 꼬막 전문 식당이 즐비하다. 그 식당 가운데 어느 집을 고를지 특별히 고민할 필요는 없다. 주재료로 꼬막을 쓰기 때문에 약간의 조미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비슷한 맛을 낸다. 특히 숙회를 먹겠다면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집을 애써 찾을 필요가 없다. 굳이 꼬막전문점을 나열하자면 고려회관, 정가네원조꼬막, 장도웰빙꼬막정식집 등이 매스컴에 많이 오르내린 식당들이다.

 

겨울이 깊어져 가고 있으니, 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한 꼬막도 속살이 제대로 차오르겠다. 입안 가득 퍼지는 꼬막만의 독특한 육즙 향은 긴 추위와 무미건조한 겨울철 입맛을 깨우는 별미 중의 별미로 손꼽을 수 있다.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작가는 이런 벌교 꼬막을 일러 “간간하고, 졸깃하고 알큰하고 배릿하기까지 하다는 꼬막 맛은 어린 시절 6.25 피난 후, 겨울철 벌교에 와서 처음 맛본 그 맛이다”라고 전했다 한다. 겨울, 남도 여행 중에 순천 근처를 지날 일 있으면 벌교에 들러 꼬막 맛 꼭 보고 가시라. 실컷 드시고 한 광주리 사서 주변 사람들과 나눠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선물이 될 수 있다.

 

둘러볼 만한 곳

 

순천 낙안읍성

벌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현존하는 조선 읍성 가운데 가장 보전이 잘되어 있는 낙안읍성이 있다. 왜구의 침입을 막고자 조선 초기에 조성한 읍성은 요즘으로 치자면 계획도시라 할 수 있다.

 

 

 

 

 

건설 초기에는 흙으로 성곽을 쌓았으나 이후 석축으로 다시 조성하였다고 한다. 성안에는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으며 유적들도 보전 상태가 양호하다. 이곳에서 첨가물 없이 오직 누룩과 찹쌀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낙안읍성 막걸리’가 유명하다.

 

보성 차밭

1939년 개원한 우리나라 최대의 다원으로 무려 차밭만 50여만 평에 이른다. 특히 차 경작하기 가장 적합한 곳으로 맛과 향이 야생차 못지않은 고급 차(茶)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광활한 차밭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영화 촬영 배경으로 나오기도 했으며 해외 언론에서도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여러 차례 소개되었다. 다원 안에는 차밭을 둘러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음장, 판매장, 쉼터 등도 있어 여유를 갖고 넉넉하게 둘러보기 좋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현)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현)스튜디오 팝콘 대표

•(현)마실투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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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여행작가 ceo@ani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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