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칼럼] 복달임 음식은 '영양'만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다!

2023.07.27 18:33:28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관점은 대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르겠지만, 복날에 먹는 음식들을 영양학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복중음식뿐만 아니라 늘 먹는 삼시 세끼 모두 영양학적으로 분석하고, 끼니때마다 저울이라도 놓고 양 조절을 하면서 먹어야 한단 말인가!

 

해마다 삼복(三伏) 때가 되면 “이제 우리 국민도 먹고살 만하다 보니 영양학적으로 풍족해졌고, 해서 고지방 보양식은 몸에 해가 될 수 있다”라는 복달임 음식에 관한 우려 기사를 종종 마주치곤 한다. 삼계탕이나 지금은 식용이 금지되었지만, 보신탕, 장어 등 우리가 복날에 즐겨 먹는 음식 대부분 단백질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들이다 보니 이렇듯 복날이 되면 영양학적으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다.

 

하지만 복날에 먹는 ‘복달임’ 음식에는 단순 음식을 먹는다는 것뿐만 아니라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나눔’과 ‘챙김’의 풍속이 있다. 궁핍한 삶 속에서도 특정일만이라도 가족과 또는 이웃 사람들과 한데 어우러져 음식을 나눠 먹고 서로 챙겨주며 위락(慰樂)하던 풍습, 얼마나 인간적이며 아름다운 전통이 아닌가! ‘천렵’이 그러하고 ‘복달임’이 그러하다. ‘보름 음식’이나 ‘제삿밥’ 나눠 먹던 풍습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는 먹고살 만해졌다지만 반면 가족이나 사회가 급속도로 핵가족, 핵분열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병리적 현상 속에서 복날 같은 특정 일이라도 가족이나 지인들이 모여 음식 한 끼 나눈다는데, 거기에 굳이 영양을 들먹거릴 필요가 있을까?

 

 


외려 이러한 풍습이 삼복을 통해 그나마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 함께 나누는 음식이 삼계탕이면 어떻고 장어면 어떤가! 가족이든 지인이든 직장 동료 든 이런 날 모처럼 함께 음식을 같이 나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리고 복날에 먹는 음식 대부분이 저렴하지 않은 음식들이다. 최근에 삼계탕 한 그릇이 이만 원에 육박하고 장어는 더 비싸다 보니 선뜻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그러한데 복날 먹는 음식이 고단백이니 고지방이니 하며 자제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긴 장마와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복날에 갈 만한 서울 근교 닭요리 전문점 몇 곳을 소개한다. 가족이나 지인들과 또는 한동안 소홀했던 사람들과 복날을 핑계삼아 함께 복달임 음식 나누며 서로 안부도 묻고 더불어 건강한 여름 나시기를 바란다.

 

장닭백숙- 고래시골닭

 

 

경기도 파주시 송촌동에 위치한 이곳은 장닭을 주재료로 백숙과 볶음탕을 내놓는 곳이다. 일반적인 식당에서 먹던 백숙과는 그 크기가 달라 성인 4명이 한 마리면 충분하다. 닭이 크다고 질길 것이라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파주시 한적한 시골에 있으며 장닭이다 보니 삶는 시간이 있어 예약은 필수다. 백숙뿐만 아니라 장닭으로 끓여내는 볶음탕도 이 집의 인기 메뉴다. 또한 식당 주변에 파주출판단지’가 10여 분 거리에 있으며, ‘오두산 전망대’, ‘헤이리 예술마을’도 지척에 있으니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

 

오골계 백숙- 머루 다래

 

남양주 별내면 용암리 수리봉 아래에 있는 식당이다. 오골계 백숙과 엄나무, 옻나무 백숙으로 유명하다. 백숙에 들어가는 엄나무, 옻나무뿐만 아니라 기본 찬에 들어가는 식재료 대부분을 직접 재배해서 내놓는다.

 

 

 

한자리에서 삼십여 년 넘게 차례 내는 상이니, 손맛이 대단하다. 백숙과 함께 곁들여 맛볼 수 있는 송어회도 유명하다. 식당 주변에는 ‘수락산 청학동 계곡’과 수리봉 넘어 ‘광릉 국립수목원’, 그리고 ‘봉선사’가 있다.

 

옻 닭요리 전문점- 장수 옻닭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이곳은 옻을 주재료로 해서 삼계탕을 내놓는 곳이다. 일반식당에서는 옻닭을 삼계탕보다는 백숙으로 내놓는 데 반해 이 집에서는 옻 삼계탕이 주메뉴다.

 

 

 

직접 우려낸 옻나무 육수가 걸쭉하고 진하여 보약을 먹는 듯하다. 삼십여 년이 넘는 노포로 여럿이 먹을 수 있는 백숙도 있으며 옻에 예민한 사람을 위해 일반 삼계탕도 있다.

 

 

들깨 삼계탕- 호수삼계탕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삼계탕집 가운데 한 곳이다. 평상시에도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찾는 사람들로 항상 문전성시다.

 

 

 

들깨를 써서 끓여내는 걸쭉하고 고소한 국물로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이 집만의 독보적인 삼계탕을 만들어 냈다. 들깨 삼계탕의 원조집이며 메뉴 역시 원조 들깨 삼계탕 단일메뉴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현)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현)창작집단 '슈가 볼트 크리에이티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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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여행작가 ceo@ani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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