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칼럼] 한려 해상의 중심 통영(2) - 통영의 섬

2021.09.22 06:51:40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비단결처럼 고운 남해와 함께 통영 뭍 건너에는 570여 곳에 이르는 아름다운 섬이 보석처럼 촘촘히 뿌려져 있다. 손을 내밀면 닿을듯한 미륵도가 지척에 있고 서쪽으로는 사량도, 남쪽으로는 욕지도, 그리고 동쪽에는 한산도와 매물도까지 이어진다. 통영의 섬들은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풍경이 모두 아름다워 1968년 국립공원 4호로 지정되어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불린다.

 

통영에서 섬 여행은 빠뜨리지 말아야 할 필수다.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세세히 들여다보면 섬마다 각기 다른 특징과 개성을 지니고 있어 여행지로서 어느 한 곳이라도 빠뜨리기 아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곧 가을이 다가온다. 긴 장마와 8월의 뙤약볕을 지나 갈바람 부는 9월에는 아름다운 통영의 섬들로 휴식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손 내밀면 닿을듯한 섬 미륵도

 

미륵도는 육지와의 거리가 불과 수백여 미터에 불과하다. 육지와 섬 사이가 가깝다 보니 이미 일제 강점기에 육지와 연결하는 해저터널이 동양에서 최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은 지금도 해저터널을 통해 걸어서 섬과 육지를 왕래하고 있다.

 

 


미륵도 중심에는 461m에 이르는 미륵산이 있는데, 이곳에는 미륵산 정상부까지 운행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가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면 통영 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사방으로 한려수도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미륵도는 해안을 따라 23km에 이르는 산양 일주 도로가 있는데, 드라이브하며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포구와 해안 절경 등을 만날 수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 사량도

 

상도와 하도 두 개의 섬으로 형성되어 있는 사량도는 통영 가오치항에서 한 시간여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상도 중심부에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꼭 다녀간다는 지리망산이 있고, 아랫섬인 하도와는 연륙교인 사량대교가 놓여 있어 윗섬과 아랫섬 모두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사량도는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해안과 빼어난 바위 능선으로 이뤄진 지리망산, 그리고 어미 품처럼 포근히 품어주는 칠현산이 함께 있어 산과 바다를 동시에 여행할 수 있는 곳으로 사시사철 관광객들과 등산객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상도에는 대항 해수욕장이 있는데, 해수욕장 뒤편으로는 병풍처럼 이어지는 지리망산 만물상 능선을 감상하며 해수욕을 할 수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섬 욕지도

 

통영항에서 뱃길로 32km 떨어진 욕지도는 사슴이 많은 섬이라 하여 녹도라고 불리기도 하는 섬이다. 한때 고등어 파시가 열릴 정도로 고등어가 많이 잡혔을 뿐만 아니라 전갱이, 멸치 등 다양한 어종이 풍성하여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에 의해 어업 전진기지가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일본인들은 이를 통해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많은 수산물을 일본으로 약탈해 갔다.

 

 

 

 

 

지금도 섬 곳곳에는 당시의 잔상들이 남아있다. 고구마 또한 욕지도의 주 특산품으로 전국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며, 삼여도를 비롯한 섬 동쪽 해안가로 펼쳐지는 기암절벽의 풍경은 한려해상의 최고의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다. 오랜 풍화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이곳 해안가의 기암절벽은 한 폭의 진경산수를 내어준다.

 

이순신 장군의 섬 한산도와 매물도

閑山島 月明夜 上戍樓

撫大刀 深愁時,

何處 一聲羌茄 更添

閑山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가 남의 애를 끊나니.

 

이순신 장군의 시조로 널리 알려진 ‘한산도가’의 배경이 되는 곳이 한산도 섬이다. 진주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알려진 한산대첩은 세계사에서도 손꼽히는 해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이곳 한산도 앞바다에서 일본 수군을 괴멸시킴으로써 임진왜란을 종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지금도 한산도에는 임진왜란 당시 장군이 삼도 수군을 지휘하던 제승당과 충무사 등이 있어 추모객들의 발길이 사시사철 이어지고 있다. 매물도는 통영항에서 뱃길로 33km 떨어진 섬이다. 매물도는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 3개의 섬으로 이뤄졌으며, 해식애가 발달한 소매물도와 등대도는 해안 암벽의 절경이 뛰어나다.

 

특히 등대섬은 해식애뿐만 아니라 수평 수직의 절리가 만들어낸 기암절벽, 그리고 침식에 의한 해식동굴이 섬 곳곳에 발달하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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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여행작가 ceo@ani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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