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한국 지난해 경제규모 13위…‘탈중입구’ 정책 밑바닥 드러난다

2023.07.12 15:30:48

강달러‧고물가‧러-우 전쟁 통해 미국 급성장, 1년 사이 명목 GDP 9.2% 증가
유럽국가들 줄줄이 고전, 아시아에선 일본-한국 강타
브릭스 국가들 두 자릿수 급성장
탈중입구 정책, 장기적으론 하락 국가와 손잡고 성장 국가와 거리 두기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는 지난해 탈중국을 하는 대신 유럽시장에서 길을 찾겠다며 ‘탈중입구’ 선언을 했다.

 

첫 실적은 다소 암담했다.

 

1년 사이 한국의 경제규모는 명목 GDP 기준 150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들면서 세계 13위로 떨어졌다.

 

유럽 등 주요국들도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특히 한국의 순위하락 및 하락 폭이 컸다. 12권으로 들어온지 10년만에 12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원인은 강달러와 반도체 경기 약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꼽힌다.

 

통상 고환율은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통화별 환율 조사통계에 따르면 2021년 환율은 전년도보다 103원 가량 오른 1188.8원이었다.

 

그 시기 한국은 전년대비 1731억 달러를 더 벌었고, 역대 처음으로 1조8000억원 달러대를 넘겼다.

 

2022년 환율은 전년도보다 약 76원 정도 올랐는데, 거꾸로 1400억 달러가 줄어들면서 1조6978억 달러에 그쳤다.

 

고환율임에도 소비자가 되어줄 유럽국가들의 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국가들 역시 두 가지 어려움에 봉착했었다. 한쪽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다른 한쪽으론 미국의 강달러‧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각각 맞으면서 물가가 폭등하고 경기가 부러졌다.

 

일본과 한국과 같은 제조업 국가들의 피해는 더 컸다. 

 

2021년 대비 2022년 국가별 명목 GDP 동향을 보면, 일본은 -15.4%(전체 GDP 순위 3위), 독일은 -4.4%(4위), 영국 -1.7%(6위), 프랑스 -5.7%(7위), 이탈리아 -4.9%(8위→10위), 스페인(14→15위) -3.5%가 줄줄이 무너졌다.

 

한국은 -8.0%(10→13위)로 일본을 제외하면 가장 타격이 컸다.

 

 

국내외 상황을 되돌이켜보면, 2020년 코로나 부양을 위해 국제적으로 막대한 돈이 풀렸고, 2021년 부동산 등 자산시장 버블이 극대화됐다.

 

2022년 2월 러-우 전쟁발발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이 초래되는 가운데 미국은 물가 상승에도 고용률이 끈덕지게 유지되면서 버블우려가 극심해졌다.

 

2022년 미국은 각국에서 돈을 빨아들이기 위해 강달러 정책을 펼쳤고, 자산버블-전쟁에 의한 물가상승으로 물가가 더블 탭을 치고 있었던 유럽 주요국들의 경기는 강한 어퍼컷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그 피해는 제조업+상업국가인 일본과 한국에 달하며 절정에 달했다. 그렇지만, 일본과 한국은 나눠서 봐야 한다. 내수강국인 일본에 비해 한국은 GDP에서 수출입 무역의존도가 두 배가 넘는 나라다.

 

미국은 강달러와 원부자재 성장으로 각국에서 흘린 피를 빨아갔다.

 

지난해 미국의 명목 GDP는 25조4645억 달러로 전년대비 무려 9.2%나 성장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1494억 달러. 세계 경제규모 8, 9위쯤 되는 국가가 일년 내내 번 돈을 싹쓸어 간 셈이다.

 

캐나다(9위)와 호주(12위)도 6.7%, 5.7%씩 올라가면서 돈을 빨아갔다. 멕시코(14위)도 미국으로 넘어가는 각국의 징검다리 공장 역할을 하면서 10.8% 증가했다.

 

한국이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지난해 무역정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탈중입구, 중국을 버리고 유럽과 북미 중심의 정책을 선포했다.

 

이 정책은 북미, 유럽 국가와 일본을 중심으로 장사를 하겠다는 정책이었다.

 

18조 달러 경제규모를 가진 중국과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와도 거리를 두겠다고 풀이되는 발표도 여럿 뒤따랐다. 


그런데 유럽국가와 달리 브릭스 국가들은 강달러 영향을 받았지만, 원부자재가 인상을 통해 나름의 잇속을 챙겼다.

 

2022년 3월 코로나19 상하이 봉쇄를 결정한 중국은 1.9%(2위)로 저조했지만 18조 달러 규모를 지켰다. 이는 세계 경제규모 12위권에 속하는 유럽국가들의 GDP를 월등히 상회하는 규모다.

 

인도는 7.5%(5위), 러시아 20.6%(8위), 브라질 16.9%(11위)로 올라섰다.

 

여기서 추가로 봐야할 국가는 인도네시아인데 아직 순위는 16위이지만, 지난해 명목 GDP가 12.1%나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도 자원도 갖고 있는 나라면서 빠르게 산업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자원부국들은 과거 미국 시카고 학파가 자원의 저주로 휩쓸었던 남미와 다르다.

 

원부자재 판매를 통해 자국 내 산업생산설비 유치 및 기술 발달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금융에서는 브릭스 국가들의 부상 가능성을 높게 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2075년으로 가는 길’ 경제 전망 보고에서 2050년 세계 경제 규모 1위는 중국, 3위는 인도, 8위 브라질, 10위 러시아 그리고 4위가 인도네시아였다.

 

서구국가들의 1인당 GDP는 높겠으나, 전체 규모로 보면 인구감소와 산업 성숙도로 수축 단계에 들어가게 되고, 그 빈자리를 자원부국, 인구강국들이 줄줄이 차지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2050년 한국은 15위권에도 머무르지 못 한다.

 

한국은 자원이 있는 국가도 아니고 지리적으로 미국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도 아니다.

 

그런데도 2022년 한국은 수축되는 국가들과 함께 하겠다는 무역 정책을 꾸몄고, 현재도 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GDP동향과 미래전망, 그리고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를 볼 때 한국의 추락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 하락기에 떠오르는 국가들과의 교역 활성화를 추진하기보다는 하락 중인 유럽국가들과 연합하는 것이 정말 맞는 방법인지 고민할 단계에 이르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25일 “우리는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에 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은 올해 6월말 262.1억 달러까지 무역적자를 쌓았다.

 

주된 요인은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에서의 무역 고전 때문이었고, 이는 올해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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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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