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은행장들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잇따라 발생한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사죄하고,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11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실시됐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코로나19 확진으로 참석하지 못하고 임도순 수석부행장이 대신 출석했다.
이날 5대 은행장 대상 질의에서 주요 화두는 최근 금융권 중심으로 발생한 내부통제 문제였다.
양정숙(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이자 수익 증대로 15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단기 순이익을 달성했음에도, 기존 내부통제 시스템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횡령사고 일지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 하나은행이나 단위 농협에서도 6년 연속, 신한 5년 연속, 국민으행 3회 이상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대로 금융사의 횡령사고를 방치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병철(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내부통제 시스템이 왜 작동하지 않는지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말해달라”라고 말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은 “최고경영자가 실적을 최고로 내야겠단 의식 때문에 매출 늘리고, 비용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은행장들은 국민들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이며,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임동순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현장점검을 2배로 늘렸다”며 “IT투자를 통해 32개 항목의 데이터를 통해 지점 위험 위험도를 감별하고 레드, 옐로우, 그린 이렇게 분류해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4월 시행했다”고 말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횡령사고 관련)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18건의 횡령 중 15건을 자체 적발했다”며 “회수율이 60%가 넘어 은행 평균보다는 나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고 건수도 지속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횡령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단 말씀 드린다”며 “우리은행이 각고의 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나 직원에 대해선 실시간 시스템을 구축해 거래 완료 이전에 체크한다던지 하고 있지만 시스템이 좋다 하더라도, 개인이 고의로 작정하고 일탈하면 시스템이 완벽하게 커버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보고 (금융사고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역시 “횡령사고로 심려하고 계신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게 직업윤리다. 이게 약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직원들에게 일벌백계 자세로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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