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하늘길이 열리다
“호주는 이제 이륙할 준비가 되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말입니다.
호주 시드니공항의 닫혀있던 문이 열렸습니다.
600일만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타국인은 물론 자국민까지도 해외 왕래를 할 수 없도록 꽁꽁 봉쇄조치를 취했었던 호주입니다.
업무차 호주에 나가 체류해 있던 외국인들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해외에 잠시 나와 있던 호주인 또한 돌아가지 못해 타국에서 외로움을 삭혀야 했던 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80%에 이르고 전 세계적인 ‘위드코로나’의 움직임에 맞추어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해서 서서히 규제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봉쇄해제 이후 첫 비행기가 착륙한 날 시드니공항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사랑하는 연인이, 형제자매가 그동안 그리움 속에 얼마나 애를 태웠을런지요.
그리움
가곡 ‘그리움’은 박목월 작사 이수인 곡의 명곡입니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1915~1978)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객지생활을 호되게 하면서 지독한 향수병을 앓았다 합니다.
하긴 그가 살았던 한국의 시대상이 워낙 그랬을 겁니다. 전쟁, 가난을 동반한 격동의 세월이고 보니 누구나 부모나 처자식과 잠시 동안, 혹은 영영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별을 겪는 것이 다반사였겠지요. 그래선지 이 시기의 한국 문학을 보면 늘 이별과 그리움이라는 정서가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 당연한 듯 합니다.
하늘도, 노을도 경계가 없고 거기에 떠 가는 구름도 경계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그리울 때는 자연히 고개를 들어 하늘과 구름을 보게 됩니다. 부러워서, 내 처지와 너무나 달라서….
그리움
구름 가네 구름 가네
강을 건너 구름 가네
그리움에 날개 펴고
산 너머로 구름 가네
구름이야 날개 펴고
산 너머로 가련마는
그리움에 목이 메어
나만 홀로 돌이 되네
구름 가네 구름 가네
들을 건너 구름 가네
그리움에 날개 펴고
훨훨 날아 구름 가네
구름이야 가련마는
그리움에 눈이 멀어
나만 홀로 돌이 되네
산 위에서 돌이 되네
-박목월 시, 이수인 곡-
[프로필] 김지연
•이레피아노학원/레위음악학원 원장
•음악심리상담사
•한국생활음악협회 수석교육이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