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화살보다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
나그네 길 멈추고 언덕에 앉아서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를 바라보네
젊은 어부 한 사람 기슭에 서서 낚시대로 송어를 낚으려 하였네
그걸 내려 보면서 나그네 생각에 거울 같은 물에선 송어가 안잡혀
그 어부는 마침내 꾀를 내어 흙탕물을 일으켰노라
아, 그 송어 떼가 모여 들어 이윽고 송어는 낚여 올렸네
마음이 아프게도 나는 그것을 보았네”
‘가곡의 왕’ 슈베르트가 1817년에 작곡한 가곡 ‘송어’의 내용입니다.
원래 슈베르트는 괴테를 비롯한 여러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이기를 좋아했습니다. 가곡 ‘송어’ 또한 독일 시인 슈바르트(Christian Friedrich Daniel Schubart 1739~1791)의 시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
‘숭어’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우리나라에 알려질 때 잘못 전달된 제목입니다. 가사의 내용에서 나타난 대로 강에서 생존하는 물고기임을 볼 때 ‘송어’가 맞는 말입니다.
슈바르트의 이 시는 사실 일종의 정치풍자시입니다. 어부는 정치인, 송어는 일반 국민을 빗대어서 시인의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지요.
맑은 물에서 맘껏 놀고 있는 송어와 이를 잡고자 기회를 노리는 어부, 하지만 도저히 잡기가 힘들자 일부러 흙탕물을 일으켜 송어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그 기회를 틈타 송어를 어획한다는 내용입니다.
시인 슈바르트는 귀족을 모독한 죄로 감옥에 수감중인 상태에서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약삭빠른 정치가와 천진하지만 다소 우매한 민중의 모습을 제3자인 나그네가 관찰자 시점에서 지켜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멜로디는 시의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게 매우 경쾌합니다.
슈베르트는 국민을 나타내는 송어의 천진함을 부각시켜 최대한 밝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시의 결론이 우울할지라도 마음만큼은 희망이 담긴 나라의 미래를 기약하고 싶었던 것일지도요.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부, 새 대통령이 즉위하면서 모두들 기대반 우려 반입니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해서 윤정부의 첫걸음이 떼어진지 100여일, 예로부터 정치에 대한 예술가들의 목소리는 자주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표출되었었죠. 부디 이번 정권이 국민의 기대에 발맞추어 주고, 그에 따라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예술가들의 밝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길 염원해봅니다.
[프로필] 김지연
•(현)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 수석교육이사
•(현)이레피아노학원 · 레위음악학원 원장
•음악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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