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New year!, Start! 언제 들어도 참으로 설렙니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새해 첫날의 해돋이는 가슴을 끓어오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매년 새해 첫날이면 정동진으로, 낙산사로 해돋이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합니다. 약간의 두려움을 동반한 기대감, 기분 좋은 일입니다.
기왕 새 날을 시작하는 김에 가슴 깊숙이 심호흡 한 번 하고, 포부도 당당하게 신세계에 한 번 입성해 보시면 어떨까요?
새 해의 첫 음악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입니다.
이 곡을 작곡한 드보르작은 체코출신 작곡가이지만 미국의 클래식 음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족적을 남긴 인물이랍니다.
1892년에 드보르작은 미국 국립콘서바토리의 원장직을 제의받고 고향 프라하를 떠나 이국땅을 밟습니다.
당시 그는 체코 이외의 나라에서도 그 능력을 널리 인정받는 작곡가였으며 브람스 등 당시 세계적으로 저명한 음악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지요.
이미 이러한 국제 감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50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여섯이나 되는 자녀들을 데리고 미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입성하여 일정 기간 정착해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그러함에도 프라하에서 뉴욕으로 옮겨가야만 했던 몇 가지 이유(경제적인 혜택과 새로운 음악의 장을 열 수 있다는 예술가적 모험정신 등)가 추측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떠했든 새 땅에서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라는 것이, 이미 음악가로서 제법 입지가 다져져 안주하기 쉬웠던 드보르작에게는 만만치 않은 결단이 필요했었습니다.
‘미국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교향곡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드보르작이 ‘신세계 교향곡’을 작곡한 후 남긴 말입니다.
‘신세계 교향곡’은 그가 뉴욕에 입성한 후 느낀 도시의 역동성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민이라는 일이 결코 흔하지 않았던 시절 미국에 정착한 드보르작은 콘서바토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열정을 다해 미국의 음악을 만들고 가르치는 데 전력을 다합니다.
특히 흑인영가와 미국 원주민인 인디언 음악에서 큰 영감을 얻고 주제를 만들지요. 그리고 마침내 미국 클래식을 건립하는데 주춧돌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가 작곡한 이 ‘신세계 교향곡’은 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 중 하나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인생의 큰 모험과 도전,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며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걸음을 내딛었을 때 주어진 신세계. 결국 그는 성공했습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드보르작에게 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음악’의 신세계를 열어주었습니다. 영국청교도들이 목숨을 걸고 건립한 미국의 신도시답게 뉴욕은 영국이나 유럽의 여느 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역동적인 에너지가 솟아나는 곳이었지요.
그는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서부까지 여행하며 인디언 선율과 흑인의 음악을 섭렵하고 그 토대 위에 미국의 클래식 음악을 다졌습니다.
‘변화와 모험’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창조를 얻었던 것이지요.
첫 걸음을 떼지 못한 일이 있다면 새해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시작해보시지요. 또 다른 내 안의 가능성을 찾아 떠나는 한해. 당신의 뉴욕, 당신의 신세계를 응원합니다.
유튜브에서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4악장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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