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아드리아해를 품은 아름다운 섬, 베네치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탈리아의 문화의 도시 베네치아.
예로부터 유럽에서는 ‘베네치아’라는 도시를 경험하면서 솟아난 감성을 예술로 표현한 많은 작곡가가 있었는데 그 많은 곡들 중에서도 멘델스존이 작곡한 ‘베네치아의 뱃노래’를 소개합니다.
배, 강, 뱃사공, 은은한 미풍
배를 타고 강을 예찬하며 유유자적하는 행위보다 낭만적인 일이 있을까요.
배, 강, 뱃사공, 은은한 미풍... 이러한 요소들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실로 음악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이 있습니다.
사실 ‘뱃노래’라는 제목의 아이템은 이번에 소개하는 멘델스존 외에도 쇼팽이나 차이코프스키, 포레 등 여러 작곡가들이 자주 곡을 지어 연주하곤 하던 소재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곡이 수록되어 있는 멘델스존의 피아노곡집 ‘무언가(無言歌)’는 그 제목에서 먼저 알 수 있듯이 ‘가사가 없는 노래’라는 의미를 지닌 피아노 독주곡입니다.
무언가곡집은 두 곡을 제외하고는 전체가 피아노 독주용으로 작곡이 되었는데, 비교적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편이면서 사이즈가 아담하여 소품으로써 많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슬픈 감성을 지닌 ‘뱃노래’
멘델스존은 ‘무언가’를 그의 평생에 걸쳐 총 50곡을 작곡하였는데 그 안에 ‘베네치아의 뱃노래(op.19-6, op.30-6, op.62-5)’라는 같은 제목의 곡을 총3곡 수록시켜 놓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베네치아의 뱃노래 op.30-6’은 곤돌라의 출렁거림과 같은 왼손의 잔잔한 반주에 가곡을 부르듯 감미로운 오른손의 멜로디가 얹혀 있습니다.
주로 밝고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작곡했던 멘델스존이지만, 같은 제목의 뱃노래인 ‘op.19 No.6’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 곡 또한 단조로 작곡을 했습니다. 차분하지만 약간의 우수에 젖은 베네치아를 표현하고자 하는 작곡자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뱃노래’는 그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곤돌라를 타며 작곡했다는데, 감상되는 느낌에 따라 후세 사람들이 제목을 붙인 무언가의 다른 곡들과 달리, 이 곡은 멘델스존이 직접 표제(제목)를 붙였다고 합니다. 곡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작곡자의 메시지가 정확한 곡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곤돌라에 앉아 흐르는 물과 출렁이는 배를 보노라면 무념무상으로 시작했던 생각들이 이런저런 고리들로 줄을 잇고, 서정이었다가, 낭만이었다가,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슬픔의 한 자락도 생각이 나겠지요.
멘델스존도 바로 마음이 시려오는 그 시점에서 작곡을 한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또 음악으로 위안 받아보려 했었던 건 아닌지.
그렇다면 멘델스존이 작곡한 뱃노래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는 듯 합니다.
잔잔함과 평온함 속에서 시작된 상념이 발전하면서, 낭만으로 혹은 슬픔으로 젖어들다 귀에서 속삭이는 바람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고 어느덧 인생의 고단함이 녹아내리게 하는 것 말입니다.
어쨌든 감상함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편해졌다면 멘델스존에게 감사를...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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