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전 세계 음악인들의 로망이자 독일의 자부심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는 멘델스존이 종신지휘자로 활동하며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초연하기도 했던 음악인들의 성지입니다.
멘델스존이 슈만과 함께 세운 학교가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이며, 라이프치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오케스트라가 탄생된 곳이기도 하지요.
지난 7월 클래식의 본고장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홀에서는 검은머리 동양인의 협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인 피아니스트 ‘박주영(Juyong Park)’.
“게반트하우스에서 연주를 할 때는 최대한 제 스스로 당당하게 즐기려고 계획했어요. 무대 전방이 관중으로 둘러싸여 있는 구조인데, 그 홀에서 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습니다. 피아노를 치면 소리가 돌아오지 않고 끝없이 흩어지는 음향을 가진 곳이어서 그야말로 특별했어요. 다른 무대보다 훨씬 더 소리를 많이 내야 했는데 자부심 강한 그곳의 독일 사람들이 제 연주를 좋아해주셔서 기뻤습니다.”
독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연주를 보러 올 때 과연 연주자가 특정 곡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와 연주자의 음악적 태도에 궁금해하며 다양한 기대를 가지고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음악적 욕구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그에 상응할만한 퀄리티있는 연주가 나왔을 때에만 비로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짓지요. 유럽이나 미국에서 인정받는 게 중요한 이유는 그만큼 클래식 음악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많아서인 것 같습니다.
독일 ‘뮌스터 매거진’에 실린 박주영의 연주리뷰 기사에서는 “테크닉과 깊이, 고통의 표현과 시적 감각까지 모든 것을 갖추었다.”라고 그의 연주에 대한 극찬을 해주었습니다.
박주영의 연주는 ‘영감(inspiration)이 가득 차고 시적’이면서도 화려합니다. 그는 피아니스트 호로비츠의 유일한 선생님이었던 ‘세르게이 타르노프스키’의 음악적 유산을 이어받은 ‘호라시오 구티에레즈(Horacio Gutierezz)’ 교수를 사사했는데, 스승처럼 ‘비르투오소’적인 연주자라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그는 테크닉이 어려운 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여 작곡가의 의도와 본인의 개성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재능이 있습니다. 이런 재능과 곡에 대한 꾸준한 연구의 모습이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롱티보 국제콩쿠르 입상
본지 기자가 처음 국내 언론을 통해 그를 접하게 된 계기는, 2012년 국내 모 공영매체에서 ‘클래식 한류’라는 타이틀의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TV화면에는 자랑스러운 한국 청년 3명이 국제콩쿠르에서 수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비춰졌습니다. 세계 5대 콩쿠르중 하나이며 70년 전통의 프랑스 최고 콩쿠르 2012년 ‘프랑스 롱티보 크래스팽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와 4,5위 세 명이 모두 한국인이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것도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 말입니다. 박주영은 그 중에서 4위를 차지해서 이름을 올리며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리옹 쇼팽 협회’(Daniel Trifonov Yulia Abdeeva 등 차이코프스키, 쇼팽 콩쿠르 등 가장 뛰어난 우승자들이 초청받은 재단)에서는 1위를 제외하고 4위인 박주영만을 초청 연주함으로 독보적인 그의 실력을 높이 평가해주었습니다.
신예 피아니스트 박주영
박주영은 서울예고를 수석졸업하고 도미, 맨하튼 음대에 4년간 풀 장학생으로 수석 입학, 맨하튼 음악대학원까지 전액 장학금으로 수학하고 전문연주자 석사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독일 라이프치히 연극음악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신예 피아니스트입니다.
2015년 모리스 라벨 재단 국제콩쿠르 1위(프랑스 퐁텐블로 나폴레옹 성 갈라 연주), 미국 뉴욕 ‘야코프 플리에르’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하트포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 2015~2016 세계적 음악 저널리스트 Harole ane Helene Schonberg 피아노 어워드 수상하였고, 뉴 팔츠 국제 피아노 페스티벌, 스위스 그튜타트 메뉴인 페스티벌, 프랑스 퐁텐블로 페스티벌에 초청되었으며 ,리옹 쇼팽 협회와 뉴욕 하버드 클럽과 링컨센터에서 연주를 하였습니다.
미국 카네기홀에서는 파리테러 추모음악회에 연주자로 오르기도 하였지요.
실내악 연주자로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맨하튼 음대의 릴리안푸흐스 실내악 콩쿠르에서 2회 우승, MSM 피아노 트리오와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연주하면서 독일 투어, 독일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뉴욕에서 트리오의 음반 수록곡들 중의 일부가 트리오 멤버의 인터뷰와 함께 뉴욕 WNOX 방송에서 연주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로도 다수의 각종 국제콩쿠르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주영은 연주자로서 어떤 마인드를 지닌 사람인가.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삶을 통하여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데 저에겐 음악이 내 삶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연주자로서 나를 알아주거나 그렇지 않거나 하는 건 저에게 크게 실망감을 주지 않지만 준비된 곡들이 많은데 연주 기회가 없을 때가 가장 안타까워요. 전 특정 작곡가의 스페셜리스트가 된다거나 하는 등의 목표로 스스로 한정짓지 않고 오픈된, 깨어 있는 마인드로 제 그릇을 꾸준히 채워나가는 태도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무척 사색적이고 나이답지 않은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이란, 곧 나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결코 가벼울 수 없는 것이리라.
앞으로의 계획은
피아니스트 박주영은 앞으로 더 큰 세계무대에서 기량을 마음껏 펼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에이전시와 준비하는 독주회가 2019년에 있고, 독일에서 2018-2019 일년 동안 계약한 에이전시가 10개 정도의 크고 작은 연주회를 계획해 놓았어요. 올해 11월과 12월에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와 듀오 연주가 있습니다.
또 내년에는 실내악으로 유럽투어 연주가 약속되어 있어요. 연주 프로그램은 다양하긴 하지만 솔로로는 쇼팽발라드4번, 소나타2번 그리고 모차르트의 돈 죠반니의 ‘La cidarem la mano’테마가 나오는 변주곡 등입니다.”
2012년 벨기에 최대 공영방송 ‘RTBT’에서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기간 동안 3회에 걸쳐 ‘한국음악의 미스테리’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방영한 적이 있었답니다. 당시의 굵직한 클래식경연에서 한국의 청년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데에 놀라움을 표한 것이죠.
그들의 부러움 섞인 호기심이 우리 청년들에게 있는 가능성들을 먼저 간파하고 연구대상으로 삼는 것 같습니다. 각 나라의 문화예술 수준은 그 나라의 국력과 비례한다고 합니다. 대중문화에서는 Kpop 분야에서 빌보드차트 최고 등수를 석권하고 있고, 클래식계에서도 신인 연주자들이 빠른 속도로 비상하고 있습니다.
게반트하우스에서의 데뷔무대를 첫 테잎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맘껏 날개를 치며 신예 피아니스트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박주영의 자랑스러운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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