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매일 아침이면 체크하는 일이 있습니다.
연일 최강한파의 기록을 갱신하는 요즘, 아침마다 하루의 기온변화를 확인하지 않으면 난감하기 십상인 계절입니다.
하지만,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후 수십 년의 계절변화를 겪다보니 겨울이란 만만치 않은 녀석도 금세 적응이 되긴 하네요.
‘영하 10도’라는 뉴스앵커의 보도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보면...
“뛰면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라는 어느 CF의 문구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동장군과 동행하는 이 시즌 잘 견디기 위해 ‘집에 앉아서’ 커피 한 잔과 음악을 즐겨보면 어떨까요?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소개합니다
제목을 정확히는 모를지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어디서건 들어봤을 곡입니다.
매년 찾아오는 물리적인 겨울의 추위야 어찌 막을 수 없다 하더라도, 음악이 주는 감성은 대뇌를 자극해서 인체가 ‘추위’라는 고통을 잘 견뎌낼 수 있는 에너지를 가져다 줍니다. “추워서 고통스럽다”를 “춥지만 괜찮다”로 뇌의 신경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음악이 지닌 최고로 좋은 기능입니다.
문득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졌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명가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한 이유가 고막손상으로 인한 그의 난청 때문이었다는데, 음악애호가인 그는 음악을 너무나 듣고 싶은 나머지 피아노 뚜껑에 이를 가만히 물고 느껴지는 진동으로 감상을 했다고 합니다.
힘들게 사는 서민들에겐 더운 여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추운 겨울은 정말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오막살이 원룸이라도 바닥을 뜨뜻이하고 무릎담요 덮고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음악 감상 한 번 해봅시다.
‘비발디’라는 천재작곡가가 사람들의 겨우살이를 어떻게 위로하면서 포근함으로 덮으려 했는지 맘속 깊이 누려 보시길 바랍니다.
곡 해설
사계는 바로크 시대에 비발디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곡이며 그 중에서도 ‘봄(Spring)’과 ‘겨울(Winter)’이 유명하다. ‘사계’에는 각 악장마다 짧은 시(소네트)가 붙어 있어 곡의 느낌을 설명해주고 있다.
제 1악장(Allegro non molto)
“차가운 눈 속에서 얼어 떨며”
“추위로 말미암아 달리고 발은 동동 굴린다.”
“그리하여 너무나 추워서 이가 딱딱 부딪친다.”
제 2악장(Largo)
“집안의 난롯가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밖에는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다.”
바이올린의 겨울비 묘사가 압권이다. 너무나 매력적인 바이올린 선율이 추위 안에서 느끼는 여유와 평화를 선사한다.
제 3악장(Allegro)
“얼음 위를 걷고”
“그리하여 느린 발걸음으로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나아감”
“난폭하게 걸어, 미끄러져 넘어짐” “또 다시 얼음 위를 걸으며 빨리 뛴다.”
곡의 후반부에는 느린 렌토(Lento)의 내림E장조로 변화하며 온화한 남풍을 전한다.
이 부분이 이 곡의 최강매력이다. 겨울은 겨울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봄의 애피타이저를 맛보려면 꼭 끝까지 들어야하는 이유이다.
비발디의 마지막 소네트인 그가 말하려고 하는 ‘겨울’이 가진 ‘기쁨’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러나 겨울에는 겨울만의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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