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차한잔]음악은 색채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2018.12.22 06:12:34

드뷔시 <월광>
‘Clair de lune’ from suit Bergamasque
Claude –Achille Debussy, 1862-1918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최근 카카오게임즈에서는 신작 모바일게임 ‘달빛 조각사’와 배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남희성 작가의 소설 ‘달빛 조각사’가 그 모체인데, 소년가장인 주인공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게임을 시작하고 가상현실 게임에서 활동하면서 점점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달빛 조각사’라는 타이틀은 가상현실 속의 위드에 붙여진 이름인데, 작가는 소설 속에서 현실적 생활고에 직면해 있는 주인공에게 ‘달빛’이라는 매개체로 희망을 주고 싶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고대 수메르문명에서 최고의 신은 ‘해의 신’이 아닌 ‘달의 신(난나)’이었답니다. 예로부터 인류는 밝고 찬란한 해가 아닌 은은하고 묵묵한 달에게 지성을 드리며 늘 무언가를 염원했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음악가 드뷔시는 달에게서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고, 또 청중에게 무엇을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전쟁 속에서도 소나타를 작곡할 만큼 간절히 음악을 찾았던 그는 달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인상주의 음악

마네, 모네, 드가, 르느와르….

당시 파리미술계에서는 회화에 있어 인상주의 화풍이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빛과 그림자, 그것에 의한 색채의 상호작용 등 순간의 영상을 붓의 가벼운 터치로 담아내면서 생생한 표현을 하였던 것이지요.

마치 그림이 평면에서 빛을 받아 반짝이는 듯한 효과를 내면서 순간포착의 효과를 주었답니다.

 

평소 이들 미술가들과 교류가 많았던 드뷔시는 이런 미술계의 변화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답니다. 음악의 틀과 법칙을 벗어나고 싶었던 드뷔시는 이런 인상주의에 즉시 매료되었지요.

 

삶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며 찰나의 순간에 의미를 두었던 인상주의라는 예술사조가 음악가에게 접근했을 때, 드뷔시의 감성은 이것들을 표현하기에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1894년 최초의 인상주의 음악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시작으로 그의 인상주의 작품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음악은 전통적 화성의 틀을 깨고 온음계의 화성을 사용하여 몽환적이고도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게 합니다. 빛의 색채라는 ‘시각’이 ‘음악’이라는 ‘청각’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인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배경지식이 없는 범인이라도 드뷔시의 음악을 들으면 그가 표현하려는 것에 쉽게 공감이 간다는 것입니다.

 

별이 반짝이는 밤거리를 거닐었다든지, 너울너울 뿌연 안개 속에 서 있는 그런 착각. 빛의 색채가 바로 음악이 된 것입니다. 드뷔시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음악을 머리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닌, ‘듣고 마음이 좋으면 그만인 그저 좋은 음악’을 추구하였답니다. 그래서인지 누구나 드뷔시의 작품을 들으면 편하게 음악 속으로 젖어 들게 됩니다.

 

겨울의 문턱을 넘으면서 한해가, 그리고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간에 달빛에 빠져봅니다. ‘달은 어디에나 있지만 보려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어느 작가의 아이러니한 표현처럼 그 에너지는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아무나 가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구하여 찾는 사람에게만 진정 에너지와 영감을 주는 것이지요.

 

드뷔시의 ‘월광’을 들으며 우리도 달의 기운 한 번 받아볼까요?

 

 

유튜브에서 '드뷔시'의 월광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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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sfa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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