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 앞의 초상화 /김정윤
깊어져 갈수록 출렁이는 도시의 밤
골목길 외진 곳에도 어둠을 적시는
네온 빛 구슬비가 내립니다
가난의 은신처인 초라한 주막 처마 밑에
회색 도리구찌를 눌러쓰고
지그시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노파
얇은 외투 위로
무겁게 내려앉은 뿌리 깊은 고독
거친 숨을 쉴 때마다
흐느끼듯 흔들리는 작은 어깨 위로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어머니!
얼마나 외로우셨기에
이처럼 많이 취하셨나요?
고단했던 삶 전부를
자식 위해 던지시느라
문신처럼 새겨진 골 깊은 주름
손가락 마디마디
옹이처럼 박인 굳은살이
이제는
술잔을 들기에도 무디어 가는 감각
한 자락 흘러내린 흰 머리카락에서
마지막 소리 없는
고통으로 떨어지는 빗물
이 세상 어머니의
살아있는 초상화를 바라봅니다.
[시인] 김정윤
대한문학세계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 시집 “감자꽃 피는 오월”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어릴 적 크게만 보였던 어머니! 세월이 흘러 어느 순간 바라볼 때 너무 왜소해 보이고 작게 보이던 어머니 모습이 눈에 선해집니다. 세상 어머니가 그러하듯이 모든 것을 쏟아부어 가족을 위해 삶을 내어주신 어머니! 그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고 짠해 옵니다. 골 깊은 주름만큼 세월의 흔적에서 고단함을 볼 수 있고 또한 외로움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얼굴에 웃음이 번질 때는 그 무엇보다 환해 보이고 행복해 보입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잘하지 못한 마음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지금 가슴이 아립니다. 어머니 모습에서 먼 훗날 나를 보면서 더욱 애잔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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