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나무 / 정기성
내 안에
한 그루 나무가 서 있다
시간의 가장 깊은 땅에 뿌리 내리고
가지 끝마다 매달린
사라진 날들의 무게
나무는 말이 없지만
계절마다 기억을 달아 올린다
잊었다고 믿었던 일들이
해마다 같은 자리에 피어난다
기억은 자라지 않고
겹겹이 굳는다
그 아래, 숨기고 싶은 흔적들이
나이테로 둘러앉는다
어떤 상실은
그늘이 되고
어떤 기다림은 단단한 껍질 위에
침묵의 언어로 새겨진다
기억은 흔들릴 뿐
옹이로 단단히 박힌
기억의 나무는 쓰러지지 않는다
무너지지 않는 뿌리로
나는 살아남는다
[시인] 정기성
전남 무안군 일로읍 거주
전) 중∙고등학교 교사
현) 솔빛식물원 운영
대한문인협회 시 부문 등단(2022년)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광주전남지회 정회원
<공저> 2023 광주전남지회 동인문집 ‘세월을 잉태하여 3집’
2024 기억으로 남는 시(박영애 시낭송 모음 13집)
2024 2025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기억의 나무 본문 중에서 “기억은 흔들릴 뿐 / 옹이로 단단히 박힌 / 기억의 나무는 쓰러지지 않는다 / 무너지지 않는 뿌리로 / 나는 살아남는다. 정기성 시인의 시심에 나타낸 것처럼 기억은 그런 것 같다. 세월이 흘러 가끔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희미하게 자리하면서 절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 기억의 나무가 흔들리고 뿌리가 뽑힌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내가 살아온 세월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기억하지 못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경우 그 아픔을 겪지 않아야 하지만, 살다 보면 그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억의 나무를 가슴 깊이 잘 간직하여 건강한 삶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보는 오늘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저서: “시 한 모금의 행복” 시낭송 모음 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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