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해외직구 되팔이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 단골 아이템이다.
현행 관세법에서는 ‘자신이 쓸 물건’에 한해서 거래 1건당 150달러(미국은 200달러) 이하 해외직구는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세해주고 있다.
면세 요건은 내가 쓸 물건인데, 이 내가 쓸 물건이란 요건을 관세청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 관세당국은 건당 150달러만 안 넘으면 면세처리를 해왔다.
그랬더니 이 면세품을 가지고 용돈벌이 삼아 되파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 되팔이는 현행법상 밀수다. 면세한도를 넘지 않기 위해 쪼개기 직구까지 하는 ‘꾼’들도 생겼다.
관세청에게도 되팔이는 골칫거리다. 개인 간 거래라서 사전방지가 어렵다. 잡아도 대부분이 과태료 감도 안 되는 잡범들이다.
그래서 적발해도 대부분이 주의에서 그친다. 관세청이 되팔이에게 주의를 준 사례는 2017년 260건에서 2019년 9214건으로 35배나 늘었지만, 과태료 부과는 지난해 이후 197건에 불과하다. 이러니 단속 실익이 거의 없을 수밖에.
연간 해외직구 이용을 제한하자는 노석환 관세청장의 심정은 이해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못 막는다. 저 대안은 ‘되팔이를 막는 방법’이 아니라 ‘되팔이 일정 수준으로 억제하는 방법’에 불과하다. 건수를 줄일 지언정 내년 국감 지적을 피할 수 없을 듯 보인다.
그러면 해법은 없나?
부족하나마 제안이 하나 있다. ‘되팔이 제보 포상금’이다.
되팔이는 돈이 된다는 욕심, 약한 제재, 광활한 되팔이 창구(온라인) 세 가지가 합쳐서 태어났다. 세 가지 요인을 동시에 잡지 못하면 무슨 대안이든 미봉책이다.
되팔이 제보 포상금에는 저 세 가지를 봉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거래 시도’를 ‘첫 제보’한 사람에게 물품 가격의 10~20%의 제보포상금을 주고, 제보포상금 재원은 전액 되팔이들에 과태료로 물려서 충당하는 것이다. 거래 성사는 무관하다. 되팔이 여부와 첫 제보 여부만 확인하면 된다.
돈이 된다는 욕심을 역이용(세파라치)하고, 약한 제재를 보완하며, 되팔이 창구를 불특정 다수에 의한 감시망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러면 행정력 쓸 일도 줄어들고 되팔이들도 위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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