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국세청, 롯데GFR 세무조사 착수...①우량회사가 왜 적자회사가 됐나

2021.08.30 18:51:05

시초는 2018년 엔씨에프-롯데百 GF 통합
판관비율, 영업이익률 동반악화…국세청, 얼마나 들여다 보나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롯데쇼핑의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롯데 GFR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엔씨에프가 롯데백화점 글로벌 사업부와 통합해 롯데GFR이 출범한 2018년 사업연도가 중점 점검 대상으로 관측된다.

 

30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7월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을 롯데GFR 본사에 파견해 세무 관련 증빙을 확보하는 등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기간은 9월 중순까지로 약 50여 일간 진행되는 셈이다. 롯데GFR이 2020년 기준 연 매출 882억원, 총 자산 645억원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보다 더 꼼꼼하게 살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2018년 3월 자회사 엔씨에프와 롯데백화점 글로벌 패션 사업부(이하 롯데백화저 GF)를 통합해 매출 2000억 규모인 패션사업을 2022년까지 1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롯데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롯데GFR의 영업이익을 빨아들여서 고사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 ‘결손 누적의 시초’

엔씨에프–롯데백화점 GF 통합

 

롯데GFR의 모태는 롯데쇼핑의 패션부문 자회사 엔씨에프다. 엔씨에프는 패션업체 대현 산하 업체였으나, 2003년 분사해 2011년 롯데쇼핑에 인수됐다.

 

롯데쇼핑 인수 후 엔씨에프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패션업종의 영업이익률은 1~2%대로 낮다.

 

롯데그룹은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보다 패션부문이 가장 약했는데 2017년 기준 신세계-현대百은 연 매출이 각각 1조원은 거뜬히 넘어가는 회사지만, 롯데百-엔씨에프를 합쳐서 2000억원 정도 수준이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2014년 설풍진 대표 취임 이후다.

 

설 대표는 롯데백화점 주요 매장인 부산 본점장 출신으로 부산시 광복점 아쿠아몰 등을 맡아 관리한 경험이 있는 영업, 판매, 관리 부문의 전문가다.

 

설 대표 취임 후 바로 사정이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지지부진하던 나이스크랍과 티렌의 실적을 개선시키며, 영업이익률이 2016년 4.1%, 2017년 2.8%를 기록했다. 하락세가 있었기는 했지만, 영업이익률이 2014년 1.2%, 2015년 0.9%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준수한 실적이었다.

 

이러한 엔씨에프를 주저앉힌 것은 다름아닌 엔씨에프의 지배회사 롯데쇼핑이었다.

 

롯데그룹은 2017년 한국 롯데의 신동빈(시게미쓰 아키오)-일본 롯데의 시게미쓰 히로유키 형제간 지분 문제로 계열분리 과정에 있었고, 롯데제과 등 롯데쇼핑 계열사를 분리해 롯데지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총 자산은 연결기준 2016년 41조9159억원에서 2017년 27조9485억원으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2018년 3월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 글로벌 패션사업부(GF)가 엔씨에프로 분할양도되었고, 엔씨에프로서는 롯데백화점 GF와 보폭을 맞춰야 했다.

 

그러나 이후의 행보는 완전한 엇박자 행보였다.

 

 

◇ 통합 후 악화된 지출구조

 

아래의 표는 2014~2020년까지 롯데GFR의 자산과 매출과 각 원가비, 영업이익, 순이익, 이익잉여에 대한 표이다.

 

 

원가율(매출/매출원가)은 외부에 주는 돈을 말한다.

 

판매비 및 관리비는 외부에도 주지만, 수수료 목적으로 계열사 등 롯데 내부에도 주는 돈이며다. 영업이익률보다 순이익률이 줄어든 정도는 금융비용 지출분이다.

 

우선 원가율을 보면 2014~2017년까지 50%대 안팎에서 방어를 했고, 2018년 양도 당시 잠깐 원가율이 급상승하지만 2019~2020년 들어 다시 50%대 안팎으로 진정되는 흐름을 관측할 수 있다. 즉, 외부로 나가는 돈은 최소화한 셈이다.

 

그러나 판관비율은 심각할 정도로 악화됐다. 패션업종의 원가율은 기본 50%, 영업이익률이 잘 나야 2~3%인데 그러려면 판관비율의 마지노선은 48.0%대다.

 

롯데GFR은 설 대표가 있었던 엔씨에프 시절에는 48.0% 선을 망가뜨리지 않았다. 2014년 48.8%, 2015년 47.7%, 2016년 47.4%, 2017년 48.7% 등이다.

 

그런데 2018년 3월 이후 롯데GFR의 판관비율은 2018년 50.2%, 2019년 54.1%, 2020년 56.6%로 악화되었다.

 

롯데GFR은 인건비를 줄이고(직원 삭감), 이로 인해 수반되는 복리후생비, 소모품비 등을 대폭 줄였지만, 패션사업 특성상 수수료는 가라앉지 않았다.

 

 

2018년 롯데GFR의 매출은 62.2% 올랐지만, 판매수수료는 55.0%, 유통수수료는 75.1% 올랐던 반면 브랜드 정리 등으로 2020년 매출이 41.9%로 줄어드는 가운데 판매수수료는 44.4%, 유통수수료는 41.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즉, 수수료에 대한 부담비중은 크게 개선하지 못한 셈이다.

 

이어, ②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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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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